서울, 4월4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서울 외환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이 역내 수급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단기 시장변수로 꼽혔던 미국 고용지표 변수를 무난하게 소화하자 시장은 수급 영향력 대한 관심도를 고조시키고 있다.
3월중 외인들이 약 3조원 규모의 주식을 쓸어담았지만 4월 들어서는 매도에 나선 가운데 무엇보다 이번주 후반부터 굵직한 외인 배당 스케쥴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 대응에 있어 고점매도 접근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하락 공략보다는 다소 조심스럽게 저점을 테스트하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 수급 영향력 주목
3월 고용지표 호조에도 전문가들은 연내 총 두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기존 금리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로이터가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6곳 가운데 10곳은 연방기금금리가 6월 말 인상과 일치하는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기존 궤도를 이탈하지 않으면서 강달러 모멘텀이 부상하지 않는 만큼 원화는 달러 흐름 이외 여타 다른 재료에 움직임을 키울 여지가 커졌다.
이에 외환시장참가자은 수급 변수를 크게 의식하는 분위기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말 약 1조원 규모의 외인 배당이 대기하고 있다. 외환딜러는 "달러 자체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라 대내적 수급에 따라 환율이 반응할 여지가 커졌다"면서 "지난주부터 외인들이 주식을 팔고 있는데 이에 대한 지속력과 더불어 배당금 수요에 대한 영향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말 미국 고용지표 발표 경계를 앞두고 미달러 수요가 힘을 얻었던 것으로 해석됐지만 일각에선 일부 배당금 역송금이 처리된 영향도 있었다고 추정했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주 외인 배당 관련 역송금이 처리됐다고 한다. 이에 앞으로 배당 관련 요인이 하단을 막을 수 있다"면서 "역외세력들이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고 제한적으로 달러/원에 대한 숏을 낼 수 있지만 최근 환율이 크게 빠지다보니 외인들의 주식 동향이 중립 내지 매도 쪽으로 도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이머징 통화들에 대한 강세폭이 깊었던 상황에서 이달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지속력을 가질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하다.
1일 도이치뱅크의 FX 관련 보고서에서 아시아 매크로 전략가인 말리카 사크데바는 주식 인플로우의 영향력이 이미 아시아 통화 움직임에 반영된 것으로 평가하며 "우리는 달러/아시아의 추가 하락을 추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서울 환시내에선 안정적인 달러 흐름과 리스크 온 무드속 달러/원 환율이 아래로 흐르는 흐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C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외인들 동향이 꺾일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할 시기다. 하지만 중국 리스크가 크게 물러선 가운데 일시적 수급 변수를 소화한뒤 지속적인 경상 수급을 감안한다면 환율의 방향은 아래쪽이 맞아보인다"고 말했다.
(편집 장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