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27일 (로이터) - 달러가 24일(현지시간) 약세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뛰어넘을 위험이 적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점진적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 회복세를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64% 내린 95.145을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안정화 조치도 달러 가치를 압박했다. 위안화 가치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마찰의 여파로 그동안 약세를 나타내왔다.
점진적 금리인상이 강력한 일자리 증가세를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을 통제한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현재 정책기조와 상통한다. 이번주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를 비난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의 연설 중 인플레이션 관련 내용을 두고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중립수준 이상으로 올릴 필요가 거의 없다는 신호를 내보냈다고 평가했다. 중립금리는 경제를 확장시키지도 수축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를 말한다. 최근 정책위원들이 판단한 중립금리 수준은 2.9%다. 현재 금리 수준인 1.75~2.00%보다 1%포인트 높다.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2015년 12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한 이래 정책위원들이 판단한 자연실업률과 중립금리 수준은 1%포인트 내렸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정책위원들의 판단 변화는 큰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라며 연준의 정책이 "정상화 시작 당시 생각보다 완화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TD증권의 메이젠 이사 수석 외환전략가는 파월의 연설 내용이 지난 22일 발표된 연준의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나타난 시각에 기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사 전략가는 "달러의 반응은 이번주 발표된 연준 의사록 내용의 일부다"라며 "의사록에서는 연준이 중립금리를 근접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일부 정책위원들이 성명서 내 '여전히 정책기조는 완화적이다'라는 표현에 거부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도 달러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역내거래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약 1% 내린 6.803위안을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위안화 고시환율 산정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달러가 전반적인 강세를 나타내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지속되는 가운데 나온 조치다.
달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연준의 의사록 발표 등의 요인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9월 금리 인상이 예상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적 정책, 지정학적 불안감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증가도 달러 강세에 영향을 미친 바 있다.
유로/달러는 0.76% 오른 1.1625달러에 거래됐다. 파운드/달러는 0.30% 상승한 1.2848달러를 나타냈다. 달러/엔은 0.10% 내린 111.17엔을 기록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