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업운전을 개시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신형 화력발전소에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설비개선 목적으로 예산을 집중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김삼화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발전소 환경설비 투자비용 보조사업의 2019년 지원계획’에 따르면 산업부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발전소 8곳에 환경설비 투자비용 297억6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 8곳 중 3곳은 미세먼지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복합발전소다. 또 2017년 6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한국중부발전 신보령 1호기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석탄화력발전소 5곳은 충남 당진 6호기, 경남 하동 2·3호기, 충남 보령 7호기 등으로 작년 국내 60개 발전소 중 오염물질 발생량 14~58위 수준이다. 미세먼지 발생량이 가장 많은 곳 위주가 아니란 게 업계 설명이다.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발전회사들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기 위해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미세먼지를 줄이려면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발전소부터 우선 지원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이번 사업은 투자 대비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적다”고 했다. 또 “이들 발전소는 추경과 상관 없이 올해 자체 비용을 들여 환경 설비를 교체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전기사업법 5조에 따르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투자는 발전사 의무인데 탈원전 때문에 발전사 경영 환경이 나빠지가 정부가 추경으로 우회 지원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작년 국내 발전공기업 5곳 중 2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원전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한국전력공사 손실이 커지자 한전 자회사인 발전사 수익 중 일부를 한전 지원으로 돌린 게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화력발전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기 때문에 발전사들에 예산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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