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이주를 마친 둔촌주공 아파트 현장 모습.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신진영 기자]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조합장 직무대행자를 선임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시장에서는 이미 분양가 내홍을 겪은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관건은 분양가 산정이 될 것이라 전망한다. 9일 일선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7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조합장 직무대행자를 선임했다.
내홍 겪은 둔촌주공...사업추진 '정상화'
지난 7월 강동구 둔촌주공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시한 분양가(3.3㎡당 2978만원) 수용 여부에 대한 갈등으로 내홍을 겪었다. 결국 둔촌주공 기존 조합 대표인 최 모 조합장은 조합장직에서 물러났다. 신(新) 조합 세력인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이하 '모임') 측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 직무대행자가 선임되면서 시장에는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정상화에 한껏 기대를 품고 있는 상황이다. 둔촌동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직무 대행자가 모임 측 사람이라 조합원 의사를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지지부진 했던 사업도 다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 측 관계자는 "내년 중순에 분양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래미안 원베일리' 사례로 기대감 높아
관건은 분양가다. 기존 HUG로부터 3.3㎡당 2978만원을 받은 둔촌주공은 재건축조합 내에서 기대 이하의 분양가에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기존 조합 측에서는 2978만원으로 분양하고 사업 진행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다수 조합원들은 3550만원 이하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그러나 조합원들 사이에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고 "더 좋아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HUG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높게 받은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둔촌동 B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래미안 원베일리가 허그(HUG) 분양가보다 높게 받았다"면서 "3.3㎡당 4891만원이 HUG 분양가였는데 5200만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 내에서도 3.3㎡당 3550만원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는 지난달 25일 택지비 감정평가액을 한국감정원으로부터 승인받고 본격적인 분양가 심의를 준비하는 중이다. 래미안 원베일리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내달 일반 분양가를 확정하고 내년 초 일반 분양에 들어갈 것”이라며 "3.3㎡당 5200만~5400만원 선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둔촌주공 내에서도 원하는 분양가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후분양 갈까? 여지는 남아
분양가 상한제를 거쳤는데도 분양가가 높아진 것은 공시지가가 오른 이유에서다. 공시지가가 오르니 토지감정평가액이 높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분양가 심사를 해 분양가가 더 오르게 된 것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는 토지비에 적정 건축비를 더한 금액으로 분양가를 산정한다. 서울시의 올해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은 지난해와 비교해 8.25% 상승했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재건축지원조합단장은 "조합원들이 분상제를 택한 것도 분양가를 더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허그 분양은 인근 지역 분양가를 기준으로 하는데 강동구는 낮은 가격으로 분양한 실적 밖에 없다"면서 "조합 입장에서 허그 분양가로 가는 건 상당히 불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단장은 "분양가 심사를 받아서 불리하다고 판단되면 후분양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