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민주 김양섭 민경하 기자 = 지난 26일 최저임금위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적용이 무산된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업계가 강한 유감을 표출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7일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전국 소상공인 분노가 작년과도 다르다. 지끔까지는 무억을 해달라고 하는 그런 의지였다면, 이제 허무함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사실 대책도 없다. 절망에 빠졌고,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들은 존립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목숨을 걸고 투쟁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장 또한 "최저임금 차등화는 애초에 기대도 안했고, 앞으로도 해줄 만한 정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올해 정부와 여당이 최저임금 동결한다고 하는데 그것조차도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계 회장은 "지난해에도 최저임금 인상 폭 최소화 해야한다고 하면서 10% 이상 올렸다"며 "당시에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 단언했던 경제부총리, 경제수석, 노동부 장관 전부 현직에 없다. 약속 해놓고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한 인사들"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미 올해부터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최저시급을 1만원이 넘게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저시급이 600원만 올라도 월 4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돼, 진지하게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 총궐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2018.08.29 yooksa@newspim.com |
중기중앙회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기존 방식대로 전체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깊은 유감"이라며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은 반드시 법제화돼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문식 주유소운영업조합 이사장, 이의현 한국금속조합 이사장,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중기중앙회와 중소기업계 인사들은 이날제주 롯데호텔에서 '중소기업 현안 관련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기문 회장은 "지난 2년동안 중소기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통받아왔고, 금년도에 최저임금이 어떻게 결정되는가가 중요하다"며 "지불능력이 없는 사업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은 범죄자를 양산하겠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조사에 따르면 골목상권 사업자의 43%가 지불능력이 없어 최저임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의현 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최저임금 부담으로 중소기업 가운데 금요일에는 아예 일을 하지 않고 있고, 신규 채용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 노동인력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은 영세기업의 감내 수준을 이미 넘어섰고, 더 이상의 인상은 벼랑 끝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위원회 위원들께서 이러한 영세 기업인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역시 최저임금 차등 무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뉴스핌과의 전화통화에서 "벤처업계에서도 유감으로 생각한다. 왜 이렇게 융통성 없게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면서 "우리 협회 역시 업종별로 차등을 둬야 한다는 데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기문(왼쪽 네번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7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중소기업현안 관련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최저임금에 관련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황인환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 김기문 회장, 박순황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중기중앙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