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올 1~2월 생산과 소비 지표가 동시에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실물 경제에 고스란히 충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16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매월 발표하는 3대 실물경제지표인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가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그동안 3대 지표 중 단 한 개도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마이너스인 적은 없었다. 30여 년 만에 처음 발생한 사건인 셈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산업생산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5%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시장 전문가들의 산업생산 증감률 전망 평균은 -3%였다.
중국은 매년 1~2월에 있는 춘제(春節·중국 설) 연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1월과 2월에만 두 달 치를 묶어 한 번에 발표한다. 산업생산은 이 기간 제조업, 광업, 유틸리티(전기·수도 등)산업이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계다.
중국의 월별 산업생산은 지난해 10월 4.7%, 11월 6.2%, 12월 6.9%로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당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큰 폭의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진원지인 공업도시 우한이 춘제 연휴 하루 전인 1월 23일 봉쇄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후베이성 전체가 두 달 가까이 생산을 중단했다. 각 지방정부가 춘제 연휴를 1~2주씩 연장한 데다 이후에도 외부 인력 출입을 차단한 것이 경제가 마비된 이유다.
중국 정부가 극단적인 인구 이동 제한 정책을 펴면서 생산·유통·소비에 이르는 경제 전반 영역이 급속도로 위축됐다. 1~2월 소매판매 증감률은 -20.5%로, 시장 예상치인 -4%보다 훨씬 더 나빴다. 귀금속·보석(-41.1%), 자동차(-37%), 가구(-33.5%), 의류(-30.9%), 건축자재(-30.5%), 가전(-30.0%) 등 여러 제품의 소비가 급감했다.
인프라 시설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투자 역시 1∼2월 24.5%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5.2%였던 도시 실업률은 1월 5.8%, 2월 6.2%로 높아졌다.
홍콩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악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준 타격이 3~4월에는 중국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실물경제지표가 나빠지면서 중국의 올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도 3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는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을 -6.3%로 예상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경제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선별적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했다. 이로써 5500억위안(약 95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중국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자국 내에서보다 해외 입국자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자 강제 격리 등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하루 동안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6명 가운데 후베이성 4명을 제외한 12명은 모두 해외 입국자였다.
중국 수도 베이징은 이날부터 무증상 입국자도 14일간 격리하면서 비용도 입국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사실상 베이징 진입을 막는 조치로 풀이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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