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글로벌·언택트(비대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전격 개편했다. 인수합병(M&A) 기회를 적극 발굴해 5년 내 글로벌 수익 비중을 다섯 배 이상 높이겠다는 포부다. 국내 개인 고객 마케팅은 대면·비대면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국민銀, 글로벌 부서 2개 신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8일자로 3개 부서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사업본부 산하에 글로벌사업부와 IT글로벌개발부 등 부서 2곳을 신설했다. 비대면 마케팅을 담당하던 디지털마케팅부를 없애고 개인마케팅부 한 곳으로 통합했다.
글로벌사업부는 해외 M&A와 사업 제휴·신사업 발굴을 총괄한다. 글로벌 사업의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 전문인력도 외부에서 적극 수혈할 계획이다. M&A 전문 변호사와 재무 전문가를 이미 채용했다. IT글로벌개발부는 해외 전용 디지털 인프라와 플랫폼을 개발·운영한다. 해외 각국에서 비대면·디지털 기반 뱅킹 수요가 커진 만큼 현지 맞춤형 플랫폼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이 ‘새 판’을 짠 것은 글로벌 사업에 올해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차원이다. 국내에서는 ‘리딩뱅크’로 꼽히지만 글로벌 분야에서는 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주택 금융 위주로 성장해온 데다 해외 M&A 성공 사례가 많지 않은 탓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국민은행은 지점 8곳, 법인 4곳, 사무소 2곳 등 총 14곳의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라이벌’ 신한은행(28곳)의 절반 수준이다.
올해부터 새 부서를 중심으로 의미있는 변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올 들어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했다. 추가 투자 예정분을 고려하면 국민은행 역사상 최대 규모 투자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달 미얀마에서는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예비 인가도 받았다. 올해 말 본인가를 받고 나면 내년부터 영업이 가능해진다. 2025년까지 5개국에 추가 진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민은행 고위 임원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금융사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만큼 잠재력 있는 매물을 추가로 인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글로벌 부문에서 국내 다른 대형 은행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수준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의 해외 순이익 비중은 전체 순이익 대비 2% 수준이다. 이를 5년 내 경쟁 은행들과 비슷한 10%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언택트’ 중심 마케팅도 ‘시동’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 마케팅도 적극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마케팅 부서를 대면과 비대면으로 나눠 운영해왔다. 앞으로 대면과 비대면 구분 없이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은 지난 11일부터 금융권 최초로 영상통화를 통한 특정금전신탁 서비스를 열었다.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과거에는 대면 영업 대 비대면 영업 비중이 10 대 1이었다면 지금은 10 대 10이 됐다”며 “대면·비대면 구분 없는 영업 전략으로 고객에게 더 큰 편의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람/송영찬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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