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한때 중국 ‘천하제일촌(天下第一村)’으로 불리며 공동체 마을로 눈부신 발전을 이뤘던 화시촌(華西村)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매체들은 전통산업 경쟁력 둔화와 함께 공동경영 방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장쑤(江蘇)성 우시(無錫)시에 위치한 화시촌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융합한 ‘중국식 공동체 마을’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혀 왔다. 마을 전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움직이며 큰 수익을 창출했는데, 한때 이들의 소득은 중국 평균의 7배에 달할 정도였다. 주민들은 별장과 고급 자가용을 보유하면서 자신들이 공동 경영하는 향진기업(농촌기업)인 화시그룹(華西股份, 000936.SZ)의 배당금을 나눠 가졌다.
'천하제일촌'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중국 화시촌 [사진=바이두] |
그러나 전문가들은 화시그룹의 공동경영 방식이 결국 저(低)부가가치 상품 생산으로 이어지면서 최근 몇 년 새 실적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분석했다. 2017년 기준 화시그룹의 순손실은 389억위안에 달하며 현재는 500억위안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화시그룹의 철강부문 총이익률은 2012년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래 매년 손실을 더욱 확대하고 있으며, 해운업 역시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손해를 키우고 있다. 방직업 역시 전형적인 낙후산업으로 체질전환에 실패했다.
여행업은 화시그룹의 내에서 유일하게 수익을 내는 사업이나 이것 역시 기업의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고 중국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식 발전모델을 답사한다는 기존 여행 취지는 이미 무색해진지 오래고, 유료 관광지를 무료로 전환했음에도 여행객은 매년 줄어드는 상황이다. 30억위안을 들여 건설한 랜드마크 룽시호텔(龍希大酒店)도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 자원 분야로 투자를 확대했으나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오히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데다 지난해 유가 폭락으로 손실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화시촌 전경 [사진=바이두] |
또한 수익의 20%는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부동산 차량 등은 공동 소유하면서 재대로 된 재정관리 인사관리도 이뤄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시촌은 예전에 쌓아 올린 재산 덕분에 아직 버틸 여력은 있지만,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화시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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