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flickr/Roy Luck
[인포스탁데일리=박정도 전문기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의 석유 시설 두 곳이 피격을 당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에 그간 낮은 유가로 실적이 떨어졌던 주요 석유화학 종목들의 주가도 함께 상승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의 마진보다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더 빠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유가가 2000원 선을 돌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17일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팟캐스트 방송 ‘최양오의 경제토크 by 인포스탁데일리’에 출연해 “연초에 올해 중요할 사건 중에 ‘유가 상승’이 있었는데 갑자기 돌발변수로 나타났다”며 “하반기 국내 경기가 어려워질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고문은 “최근 우리나라에 유류세 할인이 일몰을 맞이한 시점에서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라며 “유가가 1600원대에서 추가 상승하는 것은 명약관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분석은 세계적인 석유화학 기업 아람코의 핵심 원유시설 타격 때문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이 아람코의 핵심 원유시설 2곳을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랑 절반(하루 평균 570만배럴)이 생산차질을 빚게 됐다. 이에 따른 생산 차질 규모는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5%에 달한다.
유류세 환원 조치로 휘발유값이 리터당 160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국제 유가가 치솟으면 국내 휘발유값도 7년 만에 리터당 2000원 시대를 다시 돌파할 수 있다. 이 경우 최근 경제 침체 상황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입힐 요인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번 사태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지난 16일 석유화학주가 동반 강세를 보였다. S-Oil(2.31%), SK이노베이션(2.67%), GS(2.95%) 등의 주가가 올랐고, 흥구석유(29.82%)와 중앙에너비스(30.00%), 한국석유(29.68%) 등 스몰캡의 주가도 상한선까지 가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종효 인포스탁데일리 부장은 이날 방송에서 “아람코 사태에 따른 우리나라 주식시장 반응을 보면 유가가 오르면서 관련주들이 같이 오르고 있다”며 “하지만 마진 상승속도와 원재료 가격 상승 속도를 잘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장은 “유가 급등에 따라 마진이 오른다고 생각할 수 있고, 또 워낙 저평가받는 정유주들이라 주가가 상승세”라면서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원재료 가격 상승이 마진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 마진 상승은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 강조했다.이밖에도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석유 유통업체 들도 이날 주가가 줄줄이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박정도 전문기자 newface03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