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 상습 조작 대기업 임원과 측정대행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또한 3년간 이어져 온 이들의 불법행위는 기소의견으로 2차례에 걸쳐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송치됐다.
환경부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농도를 상습적으로 조작한 경북지역 대기업 A업체와 대구지역 측정대행업체 3곳을 적발하고 임직원 7명을 기소의견으로 19일과 29일 2차례에 걸쳐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임직원 7명 중 대기업 임원 1명과 측정업체 대표 1명은 구속됐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자료사진 [사진=뉴스핌DB] |
특히, 단속에 대비해 수시로 관련 자료를 파기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는 측정치 조작을 요구해 발급받은 측정기록부 1868부 중에서 실제로 측정한 값이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준 이내인 것처럼 조작된 측정기록부가 276부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급 발암물질이면서 특정대기유해물질인 비소(As) 항목의 실측값이 배출허용기준(2ppm)의 19배를 초과한 39.362ppm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실측값보다 1405배나 낮은 0.028ppm으로 측정치를 조작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밖에도 A업체는 측정치 조작을 거부하거나 측정공 설치를 요구하는 경우, 측정대행업체에게 지불하는 수수료 지급을 미루는 방법으로 길들이기를 하는, 소위 '갑질' 행위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의 임원은 B측정대행업체 대표 등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는 등 수사에 대비한 것으로도 드러났고, A업체 임원과 B측정대행업체 대표에 대해서는 법원으로부터 증거인멸이 우려되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 12일에 구속됐다.
아울러, 이번에 적발된 3곳의 측정대행업체는 대기업 A업체를 포함해 대구·경북·경남지역에 위치한 911곳의 배출업체로부터 자가측정을 위탁받아 2016년부터 3년간 총 1만8115부의 대기측정기록부를 거짓으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대행업체들은 조작한 수치에 맞도록 분석일지와 기록지 등 기초자료도 허위로 만들어 놓았다.
이 과정에서 중금속 항목과 가스상 항목에 대해 농도를 이미 알고 있는 표준용액으로 가짜시료를 제작해 분석하는 등 허위 측정을 숨기려고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대비한 사실도 확인됐다.
환경부는 29일 허위측정과 관련된 측정대행업체와 배출업소에 대해 '환경분야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과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행정처분할 것을 대구·경북·경남도에 각각 의뢰했다.
한편, 지난 4월 광주·전남지역의 대기측정치 조작사건에 이어 대구·경북·경남지역에서도 대기오염물질 측정치 조작 사례가 드러남에 따라 향후 대기배출사업장 오염물질 측정조작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부과체계를 마련하고, 배출업소에 대한 지도·점검 강화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류필무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대기측정치를 조작하는 행위는 대기오염물질 저감정책의 기본을 뒤흔드는 중대한 환경범죄"라며 "앞으로도 대기측정치 조작에 대해 계속 수사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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