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31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30일(현지시간) 적어도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원유 공급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는 점이 점점 더 명백해지면서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줄어든 점도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는 74센트 오른 배럴당 70.25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배럴당 70.50달러까지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63센트 상승한 배럴당 77.77달러로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모두 적어도 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즈호증권의 밥 야거 선물부문 이사는 장 초반 나타난 WTI의 상승세가 배럴당 70달러를 넘기면서 가속화했고, 더 많은 투기적 거래자들이 시장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꽤 좋은 순풍이 시장에 잔존해 사람들이 시장에 진입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 그는 WTI의 브렌트유 대비 할인폭이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야거 이사는 WTI 수출이 촉진돼 미국의 원유재고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정유활동도 촉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주 동안 브렌트유는 거의 10% 상승했다. 글로벌 석유시장 내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전반에 퍼진 영향이다. 미국의 이란 제재 탓에 향후 수개월 안에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오름세를 부추겼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유가를 지지하는 요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아프리카해안을 벗어난 폭풍 전선이 더 강해진 상태로 멕시코 걸프만을 향할 경우, 자연재해도 원유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UBS의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다시 석유시장 내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라며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인 미국의 석유관련 이란 제재를 앞두고, 이란의 석유수출은 이미 눈에 띄는 만큼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의 8월 중 원유 수출은 일평균 200만배럴보다 약간 더 많은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월 기록인 일평균 310만배럴보다 매우 적은 수준이다. 주문량을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수입업체들이 굴복한 영향이다.
전일 알라 알 야시리 이라크 국영 석유판매업체(SOMO) 대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의 이란 추가 제재 시행 후 급격히 감소할 이란의 석유공급을 메울 수 있을지 여부를 오는 12월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봉착한 OPEC 회원국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도 급감했다. 최근 수년 동안 절반 가까이 줄어 일평균 약 100만배럴을 기록 중이다.
전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도 유가 상승에 기여했다. 지난주(~24일) 미국의 원유재고는 256만6000배럴 줄어든 4억579만배럴을 기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68만6000배럴 감소를 예상했다.
미국의 산유량은 전주와 같은 일평균 1100만배럴을 나타냈다.
트레이더들이 시장정보업체 젠스케이프의 자료를 확인한 바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선물시장 원유 인도 중심지인 오클라호마 쿠싱의 원유재고는 10만1433배럴 늘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수요 강세와 일부 산유국의 불확실성 탓에 올해 말 글로벌 석유시장 내 수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확실히 올해 말 석유시장의 상황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있다"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