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최정우 회장 취임 후 첫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변화’가 아니라 ‘안정’을 택했다. 조선·자동차 등 연관 산업 부진과 보호무역주의 파도가 거센 상황에서 과감한 ‘물갈이’ 인사보다는 조직 안정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신 2차전지(배터리) 등 신성장 사업을 총괄하는 ‘신성장 부문’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최 회장은 “2030년에는 철강과 비(非)철강이 40%씩, 그리고 신성장 부문이 그룹 수익의 2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비철강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인사명단 A37면
포스코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했다. 기존 철강부문을 철강과 비철강, 신성장 등 3개 부문으로 나눴다. 비철강부문은 종합상사(포스코대우)·건설(포스코건설)·에너지(포스코에너지) 등 비철강 그룹사의 사업관리를 맡는다. 비철강부문장은 그룹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본부장(옛 가치경영센터)을 맡고 있는 전중선 부사장이 당분간 겸직한다.
신성장 부문은 그룹 차원에서 중점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 및 육성 업무를 담당한다. 신성장 부문장엔 대림산업 사장 출신인 오규석 씨(55)를 영입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오 사장은 LG텔레콤 전략기획담당 상무와 유선방송업체인 씨앤엠 대표 등을 지낸 전략통으로 꼽힌다. 정보기술(IT)과 방송, 건설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경험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신성장 부문 산하에는 벤처기업 육성과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산학연협력실’이 신설된다. 산학연협력실장엔 박성진 포항공대(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50)가 선임됐다. 포항공대 1기 졸업생인 박 교수는 포스텍 기술지주회사 대표와 산학처장을 지냈다. 그는 지난해 문재인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올랐으나 역사 인식 및 종교와 관련한 논란으로 낙마했다. 포스코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포스코경영연구원장에는 장윤종 산업연구원 4차산업혁명연구부장(60)을 영입했다.
포스코는 또 최 회장이 새 경영 비전으로 제시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실천을 위해 ‘기업시민실’을 신설했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통상 조직 책임자를 임원급으로 높이고, 다음달까지 전무급 임원을 영입하기로 했다.
핵심 사업인 철강부문장을 맡고 있는 장인화 사장은 유임됐다. 대신 장 사장이 겸임하던 철강생산본부장은 김학동 광양제철소장(부사장)이 맡는다. 철강사업본부장(정탁 부사장)과 경영지원본부장(한성희 부사장) 등도 자리를 지켰다. 철강부문 산하 4개 본부 중 수장이 교체된 곳은 조직이 없어진 기술투자본부(유성 부사장)뿐이다. 포스코는 부사장 4명과 전무 7명, 상무 23명에 대한 인사도 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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