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Loan Prime Rate)를 동결했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기준금리로 간주된다. 1년 만기는 일반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경기 회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지만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22일 LPR 1년 만기는 연 3.45%, 5년 만기는 연 4.20%로 종전과 같이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1년 만기 LPR은 지난해 8월 10bp(1bp=0.01%포인트) 인하한 이후 5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5년 만기 LPR은 지난해 6월 4.30%에서 4.20%로 낮춘 이후 6개월째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15일 발표된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LPR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이달 LPR을 동결하더라도 1분기 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금리 동결 우려가 제기되면서 올해 들어 홍콩 항셍지수가 10.20% 급락하고,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4.80%, 8.23% 내리는 등 중국 증시는 하락세를 키워왔다. 상하이증시는 상승세를 탄 일본 도쿄증시에 시가총액 기준 아시아 1위 자리를 내줬다.
1월에도 인민은행이 LPR 금리를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중화권 증시는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
22일 상해종합지수는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2.68%, 4.47% 하락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고조된 홍콩ELS의 기초자산인 H지수는 마감을 10분여 남긴 이날 4시 53분 기준(한국시간) 2.70% 약세다. 같은 시간 항셍지수는 2.52% 하락세다.
한편 인민은행은 올해에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LPR을 수개월째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배경은 위안화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아직까지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금리 격차가 확대돼 위안화가 약세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면 해외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