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4월11일 (로이터) - 뉴욕증시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변동성 장세를 펼친 끝에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의 상승에 발맞춰 에너지주가 강세였지만 이번주 후반에 있을 대형 은행들의 1분기 기업 실적보고를 앞두고 금융주가 저조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0.01% 오른 2만658.02, S&P500지수는 0.07% 상승한 2357.16, 나스닥지수는 0.05% 전진한 5880.93으로 장을 닫았다.
S&P500지수 내 11대 업종지수 중 에너지가 0.77% 오르며 6개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반면 텔레콤 서비스(-0.31%)와 금융(-0.26%) 등이 제일 부진했다.
투자자들은 1분기 어닝시즌의 개막을 알릴 주 후반의 대형 은행 실적보고에 대비하고 있다. JP모건과 씨티그룹, 웰스파고는 목요일(13일)에 분기 실적으로 보고한다. 지난해 11월 초 대선 이후 금융주가 랠리를 펼쳐온 가운데 이들 은행의 실적을 통해 미국 은행업계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다.
그러나 헬스케어 법안의 좌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규제 완화 등 개혁 정책 이행 능력에 의구심이 높아지며 최근 은행주는 후퇴 기미가 역력했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0.60%)와 JP모건(-0.35%), 웰스파고(-0.55%) 등이 금융업종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 전략가는 "대선 이후 (금융주의) 랠리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의 상승과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는 단정 하에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지난 수 개월간 곡선은 오히려 평평해졌다"고 설명했다. 오루크는 이어 "은행주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대선 이후의 상승세에 있지만 촉매가 뒤집히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에 리스크가 조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은 또 기업들의 실적이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 경제성장 정책 기대감 속에 치솟은 증시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해 줄 지 여부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S&P500 상장 기업들의 1분기 순익은 10.1%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14년 4분기 이후 최대 성장폭이다. 톰슨로이터 I/B/E/S에 따르면 S&P500지수의 선제 주가수익비율은 17.4배로 장기 평균인 15배를 웃돌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도 이날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전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공군기지 폭격은 북한 등 다른 국가들에 대한 경고 조치였고, 북한이 위협을 가할 시 유사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이더들은 이날 정오 들어 증시가 하락 반전된 것은 북한과 관련된 주말 뉴스들로부터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증폭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미국의 한 관리는 북한의 무기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해군 항공모함이 무력과시를 위해 태평양 서부 한반도 인근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뉴욕증시의 '공포지수'인 CBOE 변동성지수(VIX)는 1.18포인트, 9.17%나 오른 14.05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2일 이후 최고 종가다.
기업들의 활발한 인수·합병(M&A) 활동은 증시에 긍정적이었다. 무선 주파 스펙트럼 라이선스를 보유한 스트레이트 패스 커뮤니케이션(Straight Path Communications)은 미국 2위 이통사인 AT&T(-0.52%)가 12억5000만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 주가가 151.21%나 뛰었다. 특히 AT&T의 인수제안가가 스트레이트 패스의 전일 종가 대비 162.1%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으로 전해진 뒤 다른 통신기업들의 주가까지 동반 상승했다.
합병을 발표한 트럭킹 업체 스위프트 트랜스포테이션(Swift Transportation)과 나이트 트랜스포테이션(Knight Transportation) 주가도 23.73%, 13.38% 각각 폭등했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