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3분기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차의 분기 기준 적자는 2010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후 처음이다. 기아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953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33.0% 줄었다.
현대·기아차는 앞서 ‘세타2 GDI 엔진’과 관련해 각각 2조1352억원, 1조2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모두 조(兆) 단위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1회성 비용을 고려하면 실적 자체는 선방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 품질비용 빼면 1조8000억 영업익현대차는 3분기 매출 27조5758억원, 영업손실 313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지만, 영업실적은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글로벌 판매 감소와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에 힘입어 증가했다.
엔진 관련 충당금 변수를 제외하고 계산한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1조8210억원에 달한다. 충당금을 충분히 감당할 정도의 이익을 냈다는 의미다. 1조8210억원은 2014년 4분기(1조8757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이런 실적은 고부가 모델 판매를 늘린 덕분이다. 국내에선 G80, 그랜저, 팰리세이드 등의 판매가 늘었고, 미국에선 팰리세이드 등 SUV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엔진 관련 충당금은 선제적인 고객 보호 등을 위해 최대한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며 “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3분기 전체 판매는 99만78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9.6% 줄었다. 국내에선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과 신차 판매 호조 등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1.9% 증가한 19만9051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해외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15.0% 줄어든 79만8791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올 들어 3분기까지 32% 판매가 감소한 중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중국에서 내년에 4개 차종을 새로 출시하기로 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투입된다.
김상현 현대차 재경본부장(전무)은 “4분기엔 신형 투싼, GV70 등 주요 신차 출시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번 손익 차질분을 최대한 만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 RV 판매 비중 역대 최고기아차의 3분기 실적은 매출 16조3218억원, 영업이익 195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3% 줄었다. 3분기 매출 증가는 K5, 쏘렌토, 카니발 등 신차에 더해 레저용차량(RV) 판매 호조에 따른 결과다. RV 판매 비중은 전년 대비 9.1%포인트 증가한 57.8%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대규모 품질 비용이 발생했지만 새 차종과 RV 판매 비중 확대 등으로 영업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 역시 품질 비용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20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2분기(1조2315억원) 이후 최대 실적이다.
기아차의 3분기 판매는 전년 대비 0.4% 감소한 69만9402대였다. 국내 판매는 전년 대비 3.2% 늘어난 13만6724대, 해외 판매는 1.3% 감소한 56만2678대였다. 국내 시장은 K5와 쏘렌토에 더해 4세대 카니발 효과로 판매가 늘었다. 해외 시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선 회복세를 보였으나 신흥시장에서는 부진이 이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국내와 미국에선 카니발 쏘렌토 K5 등 신차를 중심으로, 인도에서는 쏘넷 등 현지에 특화된 신차를 앞세워 판매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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