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규제를 일부 해제했다. 지난 7월 경제보복 조치의 일환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오는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한국에 적극적인 대화 신호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경제산업성은 20일 홈페이지에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심사·승인 방식을 종전의 개별 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포괄허가 취급요령 일부 개정안을 공시했다. 특정포괄허가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일본 수출기업이 과거부터 거래해온 동일한 거래 상대방(한국 기업)에 제품을 수출할 때 일본 정부가 포괄적으로 승인을 내주는 제도다. 특정포괄허가를 적용받으면 개별 허가 때보다 수입 절차가 덜 까다롭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기판에 바르는 감광액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업체들의 일본 의존도가 작년 기준 88%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자발적으로 이뤄진 만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해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일본 조치를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7월의 수출규제 이전으로 원상회복이 이뤄진 건 아직 아니다”며 “일본이 속히 한국을 다시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일본 정부가 8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기 때문에 수급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선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조재길/황정수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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