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연말 쇼핑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 소매업계에 배송 전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을 단 하루만에 배송 완료하는 시스템을 가동하는 데 주요 업체들이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아마존 팩키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와 타겟 등 오프라인 영업에 기반한 전통적인 소매 업체들이 올해 쇼핑 시즌 배송 시간 단축을 앞세운 고객몰이에 본격 나섰다.
이들 업체는 주문 다음날 배송을 위해 시스템 확충에 나서는 한편 온라인 주문 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찾는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초고속 배송 경쟁에 불을 당긴 것은 아마존이다. 이미 10년 전 2일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아마존은 지난 4월부터 하루 배송에 도전, 서비스 영역과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이 하루짜리 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투입한 자금은 4분기에만 1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뜩이나 아마존의 시장 잠식에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기존의 유통 업계는 배송 전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비디오 게임기부터 조리 기구, 신발, 가구까지 1000만개 이상의 아이템이 아마존에서는 주무 다음날 배송된다. 아마존은 이를 1억가지 아이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마존의 패키징과 배송을 추적하는 라쿠텐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올해 8월 사이 아마존의 전체 판매 물량 가운데 하루짜리 배송 상품의 비중이 12.4%에서 35.6%로 급증했다.
월마트와 타겟을 필두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배송 서비스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여전히 아마존과 겨루기에는 역부족이다.
월마트의 하루 배송 아이템은 22만가지로 파악됐고, 타겟의 경우 10만~15만가지라는 것이 업체 측의 얘기다. 뿐만 아니라 '35달러 이상 주문'과 같은 다음날 배송 요건을 제시, 아마존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아마존 이외에 초고속 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 역시 기존 업체들의 투자를 재촉하는 요인이다. RBC 캐피탈 마켓이 2000여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64%에 달하는 응답자가 '다음날 배송' 서비스에 매우 혹은 극단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는 2013년 43%에서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연휴 기간 막판까지 고민하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보낼 선물을 결정한 뒤 주문 하루만에 배송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을 찾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통적인 유통 업체들은 하루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119달러의 연회비를 요구하는 아마존과 달리 유료 회원 가입 없이 빠른 배송을 제공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인프라 측면에서 아마존을 따라 잡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아마존은 수 백개의 물류 센터와 배송 센터를 갖춘 한편 10만대의 전기 차량과 드론까지 동원할 계획을 밝혔다.
UBS는 내년 아마존의 하루 배송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6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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