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최근 일본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간 갈등 상황 속에서 일본계 자금의 증시 유출에 따른 우려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이사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증시에서 일본계 자금은 13조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며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일본 자금 동향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는 양국 간 정치·외교적 이슈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현 시점에서 일본자금 유출 가능성을 언급하기에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며 "그럼에도 여러가지 보복 이슈가 확산 및 장기화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거래소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하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
정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현 시점에서 ATS를 도입해 과연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그는 ATS 도입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인 의견이 있고, 거래소 이사장으로서의 의견이 있다"면서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자 하는 원칙에는 공감한다"고 운을 뗐다.
정 이사장은 이어 "ATS가 활성화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시장에 비해 한국시장은 협소하다"며 "협소한 우리시장에서 ATS 도입으로 거래소가 늘어나는 것은 소모적인 경쟁만 불러올 우려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매매거래가 완전히 전산화돼 있고, 거래수수료도 최저수준"이라며 "(복수 거래소 체제가) 투자자 입장에서 실익이 얼마나 되겠나"고 반문했다.
ATS는 기존 거래소 외에 독자적 매매체결시스템으로 상장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상장 기능은 없고 매매 기능이 중심이다. ATS가 생기면 투자자의 주문을 받은 증권사는 한국거래소와 ATS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해 거래를 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ATS가 활발하게 운영 중으로,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ATS의 매매체결 점유율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끝으로 "ATS 도입에 대한 거래소 공식입장은 ATS가 설립될 경우 복수시장체제 하에서 투자자 보호에 공백이 없도록 당국이 협의해서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 경쟁체제에서 공정경쟁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하면서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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