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새해 국내증시에선 어김없이 '1월 효과'가 찾아왔다.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8%, 6% 이상 오르며 시황 개선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바이오보다는 반도체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 최근 추세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코스피는 전달 대비 8.03% 상승했다.
이는 최근 5년 1월 코스피 상승률과 비교했을 때도 돋보이는 성과다. 지난해 1월 코스피는 4.01% 올랐고, 2017년 1월엔 2.03%, 2015년 1월엔 1.76% 상승했다. 2016년과 2014년엔 2.51%, 3.49% 떨어지기도 했다.
연초 코스피의 이 같은 상승세에는 외국인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외국인은 올해 1월 4조500억원어치 순매수, 지수 상승을 이끌며 코스피를 3개월여 만에 2200선에 다시 올려놓았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 1월 외국인은 각각 1조6507억원, 1조390억원, 2조9662억원 팔아치웠다. 2017년과 2018년 1월엔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그 규모는 각각 1조6378억원, 1조9756억원으로 올해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작년에 신흥국 쪽에 대한 비관론이 커 글로벌 증시 자금이 미국이나 선진국 쪽으로 많이 쏠려가는 흐름들이 나타났는데, 연말부터 미국 쪽 경기 불안감 등이 많이 커지고 신흥국이 좀 더 매력적인 상황이 되다 보니 신흥국 쪽으로 자금 이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중국 쪽과 맞물려 상당히 많이 비워놨던 상황이기 때문에 연초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유동성 있는 것들을 선취하는 형태로 자금들이 급하게 들어왔다"고 했다.
지난 1월 30일, 코스피가 석 달여 만에 2200선을 회복했다. |
업종별로도 그간의 흐름과는 달랐다. 최근 5년 1월 증시에서 강세를 보였던 바이오업종이 지고, 반도체 관련 업종이 상승 탄력을 받았다. 업종을 대표하는, 시가총액 대형주 위주로 수급이 몰린 영향이다.
올해 1월 코스피시장에서 전기전자업종은 전달 대비 17.31% 오른 반면, 의약품업종은 상승률이 1.26%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선 제약업종이 0.5% 상승하는 동안 반도체업종은 13.81% 뛰었다. 지난해 1월에는 코스피에서 전기전자업종이 1.63% 하락했고, 의약품업종은 14.63% 올랐다. 코스닥에선 제약업종이 31.12% 급등한 반면 반도체업종은 2.83% 내렸다. 2014년 이후 2017년까지 4번의 1월에도 코스피 의약품업종과 코스닥 제약업종은 각각 전기전자업종과 반도체업종보다 각각 3번에 걸쳐 더 강세를 보였다.
조병현 연구위원은 "지금은 시장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 바이오나 헬스케어 쪽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계속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시장을 끌어올린 게 해외 기관들 자금이다 보니까, 바이오도 시총 규모가 커진 상태인데 실적 기대가 있었다면 그 쪽으로 (자금이) 들어왔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신흥국이나 한국의 펀더멘탈 회복이 미국이나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강도가 좋다 또는 좋아질 거다는 걸 보고 들어온 자금이라고 한다면, 바이오 같은 성장주보다는 일반적인 경기민감주 쪽으로 자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에는 지금의 경기사이클에서 외국인 자금, 인덱스에서 들어오는 자금들이 시총 큰, 국내 대표주들을 담았다고 봐야 한다. 코스닥이나 바이오 쪽은 현재로선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월 효과'는 해가 바뀌면서 새해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기대가 반영돼 1월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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