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출범을 앞두고 서학개미가 테슬라 (NASDAQ:TSLA) 주식과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트럼프 출범 이후 테슬라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초부터 전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학개미는 테슬라 주식을 3억844만달러(4491억5924만원) 순매수했다. 그 뒤를 이어 테슬라 수익률을 두배로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2X 셰어즈'(TSLL) ETF를 2억5511만달러(3715억2926만원) 사들이며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와 TSLL의 순매수액 합은 3위부터 9위까지의 순매수액 합보다 많은 9568억원에 달했다. 기타 테슬라 관련주까지 감안하면 올해 서학개미들이 테슬라를 벌써 1조원가량 순매수한 것이다.
이밖에도 서학개미는 3위 아이셰어즈 초단기 미국 국채 만기 0~3개월 ETF(6444만달러) 4위 뱅가드 단기 회사채 ETF(6173만달러) 등 미 단기채권 투자를 확대했다. 트럼프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을 우려해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선호가 이어지는 반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NASDAQ:NVDA) 주식은 팔자에 나섰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 매수 결제 대금은 7억6889만달러(1조1205억원), 매도 결제 대금은 7억6794만달러(1조1192억원)로 이달 들어 엔비디아 주식 94만7633달러(13억8108만원)를 순매도 결제했다.
서학개미 테슬라 매수세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후 테슬라가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출시 등에 규제 완화 혜택을 볼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5일 251.44달러(종가기준)였던 테슬라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17일 479.86달러로 2배 가까이 오른 바 있다. 이후 현재는 고점 대비 17% 하락한 396.36달러에서 숨 고르기 중이다.
대형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3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테슬라 주가가 로보 택시 잠재력을 바탕으로 1년 이내에 8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테슬라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지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차세대 플랫폼 기반 Model 2 출시, FSD(완전자율주행) 매출 성장, 로보택시 규제 완화 등으로 본업 실적 개선과 신사업에 대한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