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그룹 주력 계열사 이수화학이 자회사 이수건설의 부실이 깊어지자 서울 서초구 사옥을 팔아 자금 지원에 나섰다. 이수건설 지원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이수화학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수화학은 지난달 28일 이수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해 600억원을 투입했다. 이수화학의 이수건설 지분율은 68.10%에서 79.81%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이수건설의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수화학이 이수건설 유상증자에 투입한 자금은 28일 서초구 반포동 사옥을 이지스자산운용에 매각하면서 받은 것이다. 사옥 매각자금을 모두 이수건설 지원에 사용했다.
합성세제 원료를 생산하는 이수화학은 작년 1~3분기 누적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9409억원, 순이익 155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64.64%에 머무는 등 재무건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수건설의 부실이 심화하면서 이수화학의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수건설은 작년 초부터 9월 말까지 18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9월 말 부채비율은 221.99%로 지난해 말(180.42%)보다 41.57%포인트 상승했다.
이수화학은 2009년 그룹 지주사이자 모회사인 (주)이수로부터 자금난에 시달리는 이수건설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이후 2013년까지 1760억원을 이수건설에 출자했다. 이수건설에 2302억원에 달하는 빚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이수건설이 주택 분양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내년 부동산 경기도 악화될 기미를 보이자 600억원을 추가로 출자했다.
이수화학은 지난 한 해 유가증권시장에서 별다른 반등 없이 1년 내내 하락 궤적을 그렸다. 지난 한 해 이수화학 주가 하락률은 34.42%로, 유가증권시장 화학업종지수(-19.70%)보다 하락폭이 크다.
이수그룹 다른 계열사도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인쇄회로기판(PCB) 계열사인 이수페타시스는 지난해 1~3분기 8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작년 말보다 36.76% 상승해 215.92%로 뛰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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