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본격 진출을 선언한 중국 자동차업계를 대비하기 위해선 국내 업계 내수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현지 업체들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다양한 라인업 출시를 예고한 상황이다.
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지난 3일 발간한 'BYD 일본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BYD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계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장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며,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율로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BYD가 앞서 진출한 일본 시장 사례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도 초기 성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국산 제품의 높은 점유율, 전기차 수요 둔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소비자 인식 등 일본과 한국시장은 환경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BYD는 일본 시장에 아토3(ATTO 3)와 돌핀(DOLPHIN), 실(SEAL)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며 판매 확대를 노렸지만 올해 4월 보조금 축소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9월 BYD의 일본 승용차 판매량은 17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6.6% 증가했으나 판매 목표를 크게 하회했다.
일본에서 만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본 내 BYD 판매는 일본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산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일본 소비자들은 눈높이가 높다"고 잘라 말했다.
일본 내수시장은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94%에 달하며 전기차 비중은 지난해 기준 2.2%에 불과하다. BYD는 오프라인 중심의 판매 전략과 유명 배우를 내세운 광고 등을 진행했지만 약 2년간 누적 판매량은 3188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 자동차 시장도 국산차 점유율이 80% 이상을 차지한 데다 수입차 판매는 일부 브랜드에 집중되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 9월 기준 수입 전기차 월간 판매량은 2753대로 3개월 연속 감소세다.
KAMA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낮은 선호도는 BYD에 걸림돌이 될 수 있으나 비교적 높은 브랜드 인지율을 바탕으로 젊은 소비층이나 플릿 판매(렌터카, 법인용 차량)를 공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따. 이에 중국 전기 승용차 브랜드의 틈새시장 선점으로 중견 3사 등 국내 업계 내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투자 및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AMA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 본격화는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신차 시장에 새로운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내수 시장 활성화와 장기적인 R&D 투자 확대 등 전기차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