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4년 만에 미국 대통령에 재선출된 가운데 코스피가 내년 1분기까지는 박스권에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누가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은 친환경으로 전환과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 그리고 대중국 제재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 친환경으로 에너지 전환이 느려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임기간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중은 1.0%에서 1.5%로 높아졌다. 바이든 당선 직후엔 대중국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미국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지난 4년 간 18%에서 14%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연구원은 "누가 다음 미국 대통령이 되느냐는 특정 업종의 장기전망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10월 들어 여론조사들이 트럼프의 우세를 점치면서 미국 금리는 오르고 달러는 강세였다. 트럼프가 공약한 감세가 재정적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인데, 감세가 미국 경기의 반등 예상시기도 앞당겼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어 "바이든 현 대통령은 높은 인플레 때문에 정권을 내줬다"며 "트럼프가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관세를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지난달 발간한 연간전망에서 미국의 경기 저점을 내년 2분기 중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개선될 것이고 주가지수의 저점도 4월 전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감세가 경기 저점을 앞당긴다면 조선 등 경기민감 산업재가 주도 업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 실적의 개선이 동반되지 않는 주가 반등은 단기에 그칠 것이기에 주식 포지션을 서둘러 확대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년 1분기까지 코스피는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연구원은 "내년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필요해 보여 마무리될 때까진 조심스런 접근을 권한다"며 "미국 경기는 둔화되고 있고 트럼프 당선은 이제 노출된 재료로 금리는 완만한 하락세를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주도업종은 친환경, 리쇼어링, 중국 제재의 교집합에서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더 구체화될 것이고 그들 가운데 주도주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