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력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내우외환’이다. 반도체는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 품질 결함이 드러난 야심작 갤럭시 폴드는 언제 출시될지 기약이 없다. 악재가 겹치면서 올해 실적이 반토막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양대 축은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영업이익(58조8900억원)의 약 93%가 반도체(44조5200억원)와 스마트폰(10조1710억원)에서 나왔다.
반도체사업엔 외풍이 거세다. 주력 제품인 D램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PC에 주로 들어가는 DDR4 8기가바이트(Gb) D램의 5월 고정거래가격(3.75달러)은 한 달 전보다 6.25% 떨어졌다. 2016년 9월(3.31달러) 이후 처음으로 3달러대를 나타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 9월(8.19달러)에 비해 54.2% 하락했다. 그 여파가 고스란히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실적에 미치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4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64.3% 급감했다.
5월 초까지만 해도 ‘D램 가격이 2분기에 바닥을 다지고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여파로 회복 시기가 늦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D램익스체인지는 “통상 갈등이 격화하면서 올 하반기 D램 가격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더 심하게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마트폰사업은 성장성 둔화가 문제점으로 꼽힌다. 갤럭시 S10 시리즈가 전작 대비 선방하고 있지만 기대한 판매량엔 못 미치고 있다. ‘회심의 한 수’였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는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장(사장)이 지난달 31일 “출시 일정을 몇 주 안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정확한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예상보다 결함 보완 작업이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이어 불거진 악재 때문에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반토막 수준에 그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사이트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8조4100억원이다. 지난해의 48.2% 수준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안갯속에 갇힌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 분쟁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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