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 가구·매트리스 전문기업 지누스 (KS:013890)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정책에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미국향 매트리스 모두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지누스의 가격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25일(현지시각) "내년 1월20일 취임 후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대해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데 필요한 모든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멕시코에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을 통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멕시코에 공장이 있는 매트리스 경쟁업체 대비 지누스의 가격 경쟁력이 월등히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봤다.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해외공장을 가지고 있는 지누스는 미국향 매트리스를 모두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수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매트리스를 수출하는 국가 1·2위는 인도네시아(23.5%), 멕시코(22.7%)다.
국제무역법원이 인도네시아 생산 매트리스에 대한 관세율을 낮출 가능성도 있어 지누스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누스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미국향 인도네시아 매트리스의 반덤핑 관세율을 0%로 재판정해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제출했다. 관세율은 국제무역법원의 최종 인용 여부에 따라 연내 확정될 전망이다.
지누스 측은 "미국 상무부는 인도네시아 매트리스 반덤핑 조사에 대한 2차 연례재심의 예비심사결과로 반덤핑 관세를 0%로 판단했다"며 "제소자들이 이의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미국 상무부가 동 예비심사 결과를 최종 결과로서 확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대비 높은 물류비용도 '스몰박스'로 극복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공장은 물류비용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크게 생길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공장의 생산량이 많아지면 창고도 넓혀야 하고 물류비용이 더 들 것이다.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덜 들어가는 것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기존 포장 박스보다 부피를 최대 50% 이상 줄인 '스몰박스'를 통해 물류비용을 감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몰박스는 올해 지누스가 도입한 기술로 기존 '빅박스' 제품 대비 압축률을 최대 50% 이상 향상했다.
스몰박스는 올해 3분기 지누스 실적 개선에서 주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지누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2729억원, 영업이익은 119억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2%, 277.1%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 미국 매출은 22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80.8%에 해당한다. 지누스의 미국 매출은 ▲2021년 9831억원 ▲2022년 9773억원 ▲2023년 7826억원으로 지난해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928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대비 8.9% 줄었다. 향후 지누스의 미국 매출 성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