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미국/북중남미] 집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미국 뉴욕에서 베이비붐 세대가 룸메이트를 구하는 이른바 ‘붐메이트’가 급증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건축 사무소에서 일하는 68세의 댄 야펫은 86세의 앨런 퍼버와 침실 2개 짜리 아파트의 월 임대료 2천 달러를 나눠 내고 있다. 퍼버는 “우리는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고 서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붐메이트’의 증가는 뉴욕 같은 물가 비싼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난다. 최근 주택 가격이 비싸진데다 65세 이상 고령자들은 은퇴 저축이 부족하고 고독사 우려가 있어 주택을 공유 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하버드대 공동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65세 이상 인구 중 거의 1백만 명이 연고가 없는 동거인과 함께 살고 있다. 룸메이트를 찾는 온라인 사이트에도 고령층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스페어룸’ 사이트에 따르면 룸메이트 4명 중 1명이 45세 이상이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결과다.
자산관리회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제이미 배트머는 “주거 비용이 크게 올라 사람들은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은퇴 시기에 접어든 사람들이 늘어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룸메이트를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거 공유는 오래 전부터 많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더 늘어나고 있다. 공동주택연구센터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인은 2012년 4천3백만명에서 2022년 5천8백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410만명의 미국인이 65세가 될 것이라고 미국 평생소득연맹 자료에 나타났다.
고령층은 치솟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1년에는 1천1백만명 이상이 가계 소득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냈다. 집을 소유한 은퇴자도 있지만 상당수 은퇴자들이 높은 모기지와 임대료에 시달리고 있다.
공동주택연구센터 프로젝트 감동인 제니퍼 모린스키는 “80대 이상 인구가 점점 더 많아지면서 소득으로 주거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 발표된 모닝스타 보고서도 베이비붐 세대 절반 이상이 은퇴 후 자금 부족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린다 호프만은 노년층에 룸메이트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뉴욕 노인 재단’을 운영 중이다. 호프만은 과거에는 외로움 때문에 룸메이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경제적 이유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호프만이1981년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을 때는 10건만 성사됐지만 올해는 벌써 30명 이상에게 룸메이트를 연결해줬다. 그는 “집주인이나 세입자에게도 이득이 되는 선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