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한국신용평가 제공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증권사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대비하기 위해 쌓은 충당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15일 '금융업권 부동산PF 스트레스 테스트' 세미나를 열고 유한 26개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관련 추정 손실액이 시나리오별로 4조 6000억 원에서 7조 6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브리지론 부도율이 지역별로 40∼80% 수준으로 형성되는 연착륙의 경우 증권사 손실액은 4조 6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브리지론 부도율이 50~90% 수준인 경착륙은 5조 7000억 원, 60∼100%인 위기 상황 손실액은 7조 6000억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 2000억 원 가량의 충당금을 적립했다. 하지만 예상 손실액을 고려하면 올해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연착륙의 경우에도 추정 손실액은 4조 6000억 원으로, 충당금 적립액(3조2000억원)보다 1조 4000억 원 더 많았다.
특히 대형 증권사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추가 손실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에도 대형사는 12%, 중소형사는 31% 수준의 추가 적립이 필요했다.
중소형사의 경우 경착륙 시나리오에선 업체별 평균 110% 수준의 잠식률로 상당수 업체에서 영업 적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손실 위험은 대형사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13조 원으로 대형사가 11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유럽 등 업무시설(오피스) 비중이 약 50%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는 국내 부동산 PF(32조원)보다 작지만, 추가 손실 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 한신평 분석이다.
다만 전반적인 증권사 PF 시장 변동 감내력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충당금 적립으로 증권사의 손실에 대한 재무제표 반영은 일정 수준 이뤄져, 앞으로 리스크는 예측과 대응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소형사 신용도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 판단을 유지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연착륙에 성공하더라도 추가적 손실 부담을 안고 있고, 이는 중소형사에게 집중돼 있다"며 "대형사는 우수한 사업, 재무 완충력으로 부동산 PF 우려가 신용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중소형사는 사업 기반 위축도 크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향후 모니터링 요인으로 △만기가 가까워지는 본PF 분양(매각 위험) 및 미착공 본PF 상버 진행과 이에 따른 손실 부담 확대 여부 △금리 환경 변화 영향 △부동산금융 외 사업부문 수익 기반 확보 여부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