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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다. 2024.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김도엽 기자 = 고금리 여파에 인건비 상승, 원자잿값 폭등이 겹치며 재개발·재건축 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알짜부지로 불리는 사업장마저 시공사가 '출혈 경쟁'을 회피하자 부촌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용산구 등에서는 평당 공사비를 900만 원 이상으로 책정하고 시공사를 찾는 사업장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단지 공사비는 평당 944만 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은 이곳에 지하 5층에서 지상 34층에 이르는 공동주택 468가구 및 부대 복리시설 등을 지을 계획으로 오는 20일 현장 설명회가 열린다.
210가구의 소규모 단지인 신반포27차는 1차 입찰공고에서 평당 공사비를 907 만원에 냈지만, 유찰되자 2차 공고에서 공사비를 957만 5000원으로 5.6% 올렸다.
평당 공사비를 897만 원으로 책정한 신반포12차(432가구)는 롯데건설만 지난 13일 입찰 의향서를 제출해 무혈입성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신반포 재건축 단지 공사비 시세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단지 건너편에 신반포13차를 재건축한 '신반포 르엘'이 자리 잡고 있고, 롯데건설 본사가 인근에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수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재입찰 공고에서도 롯데건설 이외에 참여 의향을 보이는 시공사가 없으면 수의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용산에서는 이미 1000만 원 이상의 공사비를 제시한 조합도 나왔다. 최근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재개발 조합'의 경우 평당 공사비를 1070만 원을 제시했다.
용산구 한강로2가 일대 신용산역 북측 재개발 사업장의 공사비도 평당 9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조합원들의 자금력에 뒷받침되는 반포, 용산 등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내고자 공사비를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재건축·재개발 평당 공사비 1000만원 시대도 머지않은 듯하다"며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강남권에서도 사업성이 낮으면 시공사들이 입찰에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다. 또 부실시공 우려를 해소하고 고품질 주거 환경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높은 공사비가 요구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조합 내부에서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