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증권은 3일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4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미 시장에선 업황 둔화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봐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9000원은 유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줄어든 61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18.5% 감소한 12조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증권사의 이승우 연구원은 "지난 12월 반도체 수출액이 전 월보다 17% 급감한 88억6000만달러에 그쳤으며 전년 동월 비로도 예상보다 빨리 마이너스(-8.3%)에 진입했다"며 "4분기 들어 급격화된 수요 소멸로 메모리 다운턴의 궤적이 점점 좋지 않은 모양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급감은 출하 감소로 연결된다. 이 연구원은 지난 4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 증가율을 종전 각각 -2%, 1%에서 -12%, -8%로 낮췄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추정치도 기존 9조7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도 반도체 업황이 크게 나쁠 것이라는 게 이 연구원의 우려다. 그는 "4분기 출하 감소로 연말 반도체 재고가 늘면서 올 1분기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재고 전략에 따라 1~2분기 영업이익은 10조원 안팎까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수요 소멸이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일시적 재고조정이라면 하반기 반도체 상황은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을 것이지만 단순 재고조정이 아니라 향후 1~2년 간의 설비투자(CAPEX) 계획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며 "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짙은 안개 속에 가리워져 있어 윤곽이 확실하게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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