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이경주 기자] 엠앤씨솔루션(MNC솔루션)의 기업공개 강행이 계엄령이라는 대형변수를 만나 '신의 한수'로 재평가되고 있다.
엠앤씨솔루션은 기관수요예측에서 올 최하위권인 8대 1경쟁률을 기록하며 평판이 악화했었다. 그럼에도 공모액과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강행하면서 의외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연말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것을 감안해 재도전을 택하는 발행사들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엠앤씨솔루션 선택이 탁월했다. 계엄령에 이은 대통령 탄핵무산으로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불확성이 높아지면서 방산업종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엠앤씨솔루션은 낮춘 공모가가 가장 비싼 가격으로 일순간에 돌변했다.
MNC솔루션 주요 제품 이미지(사진:홈페이지)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엠앤씨솔루션이 기업가치(밸류) 산출을 위해 피어그룹(유사비교기업)으로 선정한 LIG넥스원은 이달 종가가 17만1100원으로 전일(18만890원)에 비해 9.42% 폭락했다. 계염령이 선포된 이달 3일 종가(20만3500원)과 비교하면 15.9% 하락한 가격이다. 피어그룹은 아니지만 국내 대표적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이날(9일)종가가 27만9000원으로 3일 종가(33만8500원)와 비교해 17.6% 낮아졌다.
통상 발행사의 상장 후 주가는 피어그룹 멀티플에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 엠앤씨솔루션의 경우 공모가를 확정한 이후 동종업체 주가가 폭락한 상황이다. 공모주가 상대적으로 비싸진 셈이다. 발행사에게 전적으로 이득인 이벤트다.
LIG넥스원 주가(사진:네이버금융)
엠앤씨솔루션이 확정공모가를 발표한 시기는 계엄령이 선포된 다음날인 이달 4일 오후였다. 공모가 희망밴드가 8만~9만3300원, 공모액이 2400억~2799억원인 빅딜이었다. 기관수요예측에서 올 최하위권 경쟁률(8.18대 1)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밴드하단보다 약 19% 저렴한 6만6000원으로 정했고, 공모액도 1560억원으로 줄였다.
당시 만해도 상장강행이 최선이었나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연말 공모주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연초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내년 1분기로 딜을 미루는 발행사들이 다수 나왔다. 11월 이후로 동방메디컬과 미트박스글로벌, 씨케이솔루션, 오름테라퓨틱 등 4개사 수요예측서 참패하고 ‘철회’를 택했다.
그런데 계엄령이 분위기를 정반대로 바꾼 셈이다. 엠앤씨솔루션은 이달 5~6일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도 청약을 진행했는데 이 때는 증시에 두 번째 충격을 준 ‘탄핵무산’(7일) 전이었다. 일반청약에서 2.4대 1이라는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증거금(558억원)이 일반투자자 배정분(468억원)을 웃돌아 완판해냈다.
결과적으로 엠앤씨솔루션은 계엄령 관련 악재를 하루 이틀 차이로 피하며 비싼 가격에 공모주를 모두 파는데 성공했다. 특히 방산종목 주가는 엠앤씨솔루션이 증권신고서를 처음 제출한 올 11월 7일 이후 지속 하락해 왔다. LIG넥스원의 경우 올 10월 주가를 평균낸 수준인 기준주가가 24만3000원으로 이달 9일 종가(17만1100원)가 이보다 무려 30% 낮다. 계엄령 이전에도 엠앤씨솔루션 공모주가 이미 상당히 비싸진 상황이었다.
한 기관투자자는 “방산업체들은 수주를 기반으로 미래실적을 예측하기 때문에 K-방산수출 호재로 최소 내년까진 실적이 보장이 돼 있다”며 “최근 주가폭락은 향후 수출계약이 탄핵무산 등으로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엠앤씨솔루션이 내년 초 재도전을 택했다면 이런 변수들이 가미돼 더욱 깐깐한 잣대로 평가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주주인 소시어스웰투시인베스트먼트 자금회수(엑시트) 규모도 현재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