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트 본사 전경. 사진=회사 제공
[더스탁=김태영 기자] 반도체 제조공정 기술이 고도화되는 만큼 공정환경의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미세한 온도와 습도, 유해가스 정화 만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큰 손실이 발생되기 때문이다. 기업은 수율 증가를 위해 초정밀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런 생산 환경을 유지하도록 초정밀 온습도 제어장비(THC)와 항온기장치(TCU)를 제작하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워트의 주가는 현재 공모가 대비 약 39% 상승했다. 회사의 장비가 EUV 뿐만 아니라 HBM의 전ㆍ후공정에도 사용되며 매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식각 기술 '극저온'에 주목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사를 고객사로 둔 워트는 관련 제품인 극저온 칠러 개발의 R&D 센터를 확대하면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HBM 장비 적용까지 확대된 THC와 TCU = 그동안 반도체 공정제어환경은 일본이 독점했으나, 워트가 THC 장비 국산화에 성공하며 국내 THC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게 됐다. 회사의 매출 비중도 워트가 3분기 기준 약 44%로 가장 높다.
회사는 업계 최초로 저비용의 에너지 절감 기술을 상용화하며 기술적인 진입장벽을 구축했다. 회사의 기술을 사용하면 120대의 THC 기준, 1개의 FAB(반도체 공장) 당 1년에 16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
THC는 원래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넣는 포토 공정에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HBM 생산에 사용되는 TSV(실리콘 관통 전극)에도 적용되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TSV는 메모리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적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TCU도 최근 적용 산업이 확대돼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품목 중 하나다. TCU는 디스플레이 공정에 적용되는 온도제어 시스템이다. 회사의 TCU는 정밀 고압의 항온에어 공급을 통해 양질의 프린팅을 위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공정에 적용되던 TCU는 최근 반도체 후공정 디본딩 공정에도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디본딩은 주로 열을 가해 접착제를 녹인 다음 웨이퍼를 분리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TCU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 삼전·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신사업 기대 = 워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로써 THC와 TCU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세메스, 제우스, ATI, 동부하이텍 등의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국내 주요 메모리 기업은 극저온 식각 기술을 차세대 D램에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극저온에서 식각을 진행하면 화학적 반응이 낮아져 식각률이 높아지고 보호막 없이도 정밀한 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장비기업으로부터 극저온 설비를 도입해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극저온 식각을 내년 양산될 V10 차세대 낸드에 적용할 예정이다.
최근 고객사가 극저온 관련 기술에 집중하자 워트도 극저온 칠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극저온, 극고온 칠러의 개발이 가능한 연구 개발 센터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RAM 생산량이 크게 줄며 매출액도 감소했지만, 올해 1분기부터 다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워트의 장비 납품 확대에도 기대감이 실리고 있다.
# "올해 매출액 47%, 영업이익 143% 증가 기대" = 워트는 2004년 설립된 이후 계속해서 영업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IR협의회 박성순 연구원은 올해 워트의 매출액이 전년대비 47% 상승한 189억원, 영업이익은 143% 상승한 36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에 대해 워트의 일부 장비 입고는 2025년으로 이연될 가능성이 있어 보수적으로 매출액 규모를 잡았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RAM 라인 증설을 진행중이거나 계획하고 있으며 TSV 또한 HBM 수요에 대응해 생산 능력 확대 중"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THC 장비가 주요 고객사의 비메모리 EUV 공정에 적용되지 않는 점은 다소 아쉽다"라고 밝혔으나, "2025년 상반기 EUV 공정깍지 확대 적용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어 퀄 테스트 결과에 따라 리스크 해소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EUV 공정의 장비는 일본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더스탁=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