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가 간편결제, 송금에 이어 펀드 판매와 해외 결제를 시작한다. 카카오페이가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금융업에 본격 뛰어드는 것이어서 기존 금융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류영준 사장
류영준 카카오페이 사장은 19일 서울 더플라자호텔 별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20일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만기 1년 미만의 중위험·중수익 투자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류 사장은 “당장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시작하지만 주식, 종합자산관리계좌(CMA)까지 상품군을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 사용자는 별도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더보기’ 메뉴에서 펀드 투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초기 상품 수는 네 가지다. 최소 투자금액은 1만원이며, 상품별 수익률 목표는 연 10% 전후다. 또 카카오페이는 내년 1분기부터 일본에서 QR코드, 바코드를 기반으로 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도 시작한다. 류 사장은 “환전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가지고 해외에 가도 결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4년 9월 출범한 카카오페이는 모바일 간편결제를 시작으로 송금, 오프라인 결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카카오페이 "결제서 투자까지…금융서비스 확대"
금융업계는 카카오페이의 사업 영역 확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의 등장으로 은행권에 ‘카뱅 열풍’이 불어닥친 데 이어 카카오페이까지 금융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은행 부행장은 “정보기술(IT)업체로만 여겼던 카카오의 금융사업 확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며 “기존 금융회사가 해오던 영역을 하나둘 침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전 국민의 생활금융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를 앞세우고 있다. 이번에 개시하는 투자 서비스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사장은 “결제와 송금 기능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해 이용을 습관화하게 한 뒤 전문 금융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라며 “이제 가입자가 2500만 명에 이르고 이 중 1300만 명이 월 1회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할 만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투자 서비스는 피플펀드와의 제휴로 운영한다. 카카오페이 내부 전문 심사인력이 투자상품 설계부터 점검까지 관여한다. 이에 따라 사업 초기 상품은 매출채권담보, 개인신용담보, 부동산담보 등 크라우드 펀딩 상품 네 가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이 사업이 안착하면 카카오페이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류 사장은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내년 1월에는 카카오페이 월 거래액이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5년 뒤쯤에는 카카오톡에서만 100조원 이상이 오가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월 거래액은 지난달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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