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4월26일 (로이터) - 국제유가가 올해 12년래 최저치에서 반등하고 있지만 이런 반등세가 갑자기 중단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수요 성장을 이끌었던 주요 엔진이 가솔린 공급 과잉 신호 속에서 흔들리기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원유선물은 전 세계 정유업체들의 견조한 수요로 올해 1월 중순 저점 이후 지금까지지 60% 넘게 랠리를 펼쳤고, 그 결과 산유국들과 수출업체들 사이에서 국제유가 반등에 대한 신중한 낙관론이 확산됐다.
국제유가는 2014년 중순부터 올해 초까지 무려 75%나 급락했었다.
하지만 특히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석유제품의 무분별한 생산은 이와 같은 국제유가 회복을 위협하고 있다. 과잉 공급으로 저장 시설은 재고량은 넘쳐나고, 정유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되자 몇몇 주요 가솔린 수입 국가들이 수출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소재한 석유거래회사인 스트롱페트롤리엄의 상무이사인 오이스타인 베렌트센은 "아시아 정유업계가 과잉생산으로 마진이 악화되고 있다"라면서 "일본은 (석유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도 제품 재고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고, 중국에서는 새로운 정유업체들이 최대한 많이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공급과잉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단계에서 정제 과잉생산이 원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공급이 매일 수요를 100만~200만배럴 상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생산 급증으로 전 세계에 저렴한 원유가 넘쳐나고 있다.
이것이 정유업체들에는 좋은 소식인 게 맞아야 하지만, 최근 아시아에서는 생산이 수요를 넘어섬에 따라서 원유를 가솔린과 난방유로 정제했을 때 나오는 이익을 측정한 크랙스프레드(crack spread)는 대부분의 석유제품에서 좁아졌다.
크랙스프레드가 넓으면 석유정제에서 나오는 이익이 많다는 의미이고, 좁으면 이익이 많지 않다는 의미다.
싱가포르 같은 저장 허브도 과잉 공급을 감당하는 데 애를 먹자 지난 1년 동안 대부분의 정유업체들의 최대 수익원이었던 가솔린 마진도 3월 이후 40% 가까이 하락했다. 현재 싱가포르의 재고는 1,500만 배럴로 역사적 고점에 가깝다.
아시아의 대형 신흥국가들이 대부분의 수요 성장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결과는 전 세계적으로 감지될 전망이다.
에너지애스펙스의 애널리스트인 네빈 나는 "아시아는 작년 전 세계 가솔린 성장의 50% 이상을 기여했다"라면서 "하지만 공급이 크게 늘어나면서 가솔린 크랙이 올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크게 낮아졌다"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석유 시장 애널리스는 25일 "비 석유수출국기구(OPEC) 제품 수출들이 향후 수개월 동안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원문기사 (이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