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주력산업의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산업정책 중심의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주 실장은 주력산업 위기의 원인으로 △경제산업구조의 비효율성 △글로벌 경제 여건 △위협요인이 된 중국경제 △노동시장의 경직성 △정부의 규제 등 다섯 가지를 들었다.
다음은 주 실장의 발표 전문이다.
[전문]
오늘 한국경제 위기가 주제다. 경제성장률, 실업률 문제보다는 지금의 위기는 '끓는 물속의 개구리'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은가 싶다.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다 튀어나오는데, 미지근한 물에 넣고 데우면 개구리가 도망가지 않다가 다 죽는다는 의미로 한국경제를 빗댄 말이다. 작년 KDI 설문조사에서 한국경제가 끓는 물속의 개구리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 원인은 주력산업의 위기다.
주력산업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주력 제조업이다. 조선업, 반도체, 중화학 등. 이런 산업들에서 위기가 감지된 지 오래다. 주요국 제조업 경쟁력(CIP)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2009년 6위, 2012년 5위.다. 중국이 2015년부터 한국을 추월했고 2016년에는 미국을 제쳐 3위까지 올랐다. 중국이 빨리 올라오기도 했지만 우리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주력 산업에 문제가 있었다.
주력산업 경쟁력 위기의 원인 중 하나는 물량 위주, 노동 투입에만 집중하는 경제 산업 구조다. 산업 구조의 효율성에 소홀하다. 최근 잠재성장률 하락은 효율성 확보를 못한 것이 큰 요인이다. R&D(연구개발) 지출 비중은 높은데 성과는 어디에도 없다.
또, 최근 대외여건의 문제가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가 좋아진다고 했지만, 세계 경제가 좋아져도 수요 확장은 느리게 증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신골디락스 시대라고 말했던 확장세와 지금의 확장세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전 글로벌 경제가 좋았던 생산능력에 맞춰가고 있다. 수요를 충분히 맞추지 못하니 제조업의 과잉공급, 과잉생산능력 문제가 심각하다. 구조조정으로 이어진다.
현실적인 원인으로 중국이 있다. 우리 수출이나 제조업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과거 중국은 제조업의 성장 원동력이었는데 이제는 다르다. 내수시장 규모가 과거 한국의 3~4배에서 지금은 8배다. 중국의 R&D 투자도 늘어났다. 이 두 가지를 배경으로 중국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가격이 아닌 기술 경쟁력에서도 우리나라와 대등하다. 실제 시장점유율은 중국 제품에 뺏기고 있다. 스마트폰 또한 중국 시장에서 몇 년 전 5위안에 들었지만 지금은 순위 안에 찾아볼 수 없고 자동차 또한 순위가 하락했다.
다음은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노사협력 순위 및 지표에 나타난다. 민간협약임금인상률이 3~4%인데, 원칙적으로는 노동생산성증가율에 비례해서 변화해야한다. 노동생산성증가율은 마이너스인데 임금인상률 높은 상황이다.
다섯 번째는 정부의 규제다. 기업들이 정부규제에 대해 느끼는 부담이 현재 한국은 79위 정도다. 규제개혁 체감도 미흡하다. 신설 및 강화 규제들은 원안동의 건수가 연간 1000건 정도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산업정책의 방향을 얘기하겠다.
첫째는 지금 고용정책 위주다. 원칙적으로 보면 고용정책에 산업정책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산업정책 먼저하고 고용정책을 맞추는 것이다.
둘째는 주력산업의 위기 문제를 봐야하는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는 신산업을 환상으로 보고 있다. 신산업도 육성해야하지만 백업이 없으면 경제자체가 무너진다.
셋째는 경제활동의 주체는 기업으로, 기업이 살아야 고용시장도 살고 경제도 산다. 기업을 부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또, 기업을 바라볼 때 너무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아야 한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중요하다. 대기업을 악의 세력으로 호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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