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주 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여름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은 어느때 보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업계에선 올해가 ‘중국 아이스크림의 원년’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중국인의 소비 수준 향상과 함께 콜드체인 물류시스템(저온 배송체계)의 발달, 거대 자본 유입 등이 시장 팽창의 주요인이다.
중국 첸잔산업연구원은 2017년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이 400억 위안(약 6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00억 위안(약 8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아이스크림 업종 성장세는 지난 1990년대 글로벌 업체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부문 자회사인 월스(Wall‘s)가 중국 본토에 상륙하면서 본격화됐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지난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아이스크림 시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올 들어 온라인 유통 기반의 아이스크림 업체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60여 개에 그치던 이들 업체 수는 올해 140여 개로 대폭 늘어났다. 2배를 훨씬 뛰어 넘는 성장세다.
대표적인 온라인 기반 신생 업체 중쉐가오(鐘薛高) 창업자 린성(林盛)은 매체 신경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를 ‘중국 아이스크림의 원년’으로 정의했다.
지난해 3월 설립된 중쉐가오는 기왓장을 쏙 빼닮은 독특한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6월 중쉐가오는 단 4일 만에 지난해 한 해 실적과 맞먹는 수준의 아이스크림 매출액을 올렸으며, 전자상거래 티몰이 주최한 '618 쇼핑 페스티벌'에서 18일 당일 플랫폼 전체에서 제품 판매 증가율 2위를 기록했다.
기왓장 모양의 중쉐가오 아이스크림 [사진=바이두] |
한편, 콜드체인 물류 시스템의 발달로 과거 아이스크림 소비 규모가 크지 않던 산둥(山東), 후베이(湖北), 푸젠(福建), 쓰촨(四川), 후난(湖南) 등에서도 올해 그 소비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티몰 데이터에 따르면 이들 지역의 지난 6월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기반의 신생 업체들의 약진에 기존 로컬 강자 브랜드들도 이에 뒤질세라 온라인으로의 채널 확대에 시동을 걸고 있다. 최근 유가공 분야 대기업 광밍(光明)은 티몰에 입점하였고, 이리(伊利)는 온·오프라인에서 아이스크림을 동시에 선보였다.
여기에 베이커리, 음료 등 업체들도 아이스크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중국 로컬 베이커리 업체 하오리라이(好利來)는 반숙치즈아이스크림을, 음료 업체 왕라오지(王老吉)는 량차(涼茶)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 열기가 최소 향후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선 신생 브랜드의 장기 생존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해 장시 톈카이러(天凱樂)식품유한공사가 생산한 ‘코코넛그레이(椰子灰)’는 상하이 지역 패밀리마트 1000여 곳에 입점해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핫한 아이스크림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후 비슷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출시되고, 새로운 아이스크림이 등장하면서 1년도 안돼 경쟁력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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