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근 EY한영 감사본부장
“올해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 검사에서 지적 사항이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른 회계법인에서 놀랄 정도로 이례적인 것이지요. 감사 품질 최우선 전략의 결과입니다.”
박용근 EY한영 감사본부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EY가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상장사 세 곳에 대해 올해 PCAOB 검사를 받은 결과 ‘노 파인딩’(지적사항이 없는 것) 기록이 나왔다”고 밝혔다.
미국의 회계감독기구인 PCAOB는 미국 상장사를 감사하는 회계법인을 정기적으로 검사해 부실감사와 회계처리기준 위반 여부 등을 점검한다. 국내에서는 삼일회계법인과 삼정KPMG, EY한영, 딜로이트안진 등 네 곳의 회계법인이 PCAOB의 정기 검사 대상으로, 올해 EY한영에 대한 검사가 진행됐다. EY한영이 PCAOB로부터 검사를 받은 것은 10년 만이다.
박 본부장은 “PCAOB의 검사 후 통상 크고 작은 지적 사항이 몇 건 나오기 마련”이라며 “지적 사항이 한 건도 없을 만큼 감사 품질이 높다는 사실을 미국 당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EY한영은 최고의 감사 품질 유지를 위해 ‘회계법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라고 불리는 ISQM1(International Standard on Quality Management 1)을 선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박 본부장은 밝혔다. ISQM1은 국제감사인증기준위원회(IAASB)에서 기존 국제품질관리기준(ISQC1)을 발전시킨 기준서다. 내부 품질관리시스템을 통합관리하고 이를 전담하는 조직을 별도로 둬 일관된 감사 품질을 달성하는 방식이다.
박 본부장은 “ISQM1이 국제적으로 시행되려면 아직 몇 년의 시간이 남았지만 EY한영은 EY글로벌의 파일럿(사전 시험 프로그램) 그룹에 지원해 내년부터 미리 적용키로 했다”며 “인력과 자원을 투자해 감사 품질 관리시스템을 전면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와 관련 “향후 3년은 회계법인이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대형 상장사에 대한 주기적 지정 첫 3년이 지나고 자유수임 6년의 시기가 도래했을 때 수임 경쟁을 벌이는 과거 관행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제도가 연착륙하기 위해선 감사인 지정 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박 본부장은 “해외의 경우 감사인 교체 시기 최소 2년 전에 감사인을 변경 선임한다”며 “독립성 문제 등을 정리할 시간 확보뿐 아니라 후임 감사인이 현 감사인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기업을 이해하는 기회를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의 부작용으로 우려되는 전임 감사인과 후임 감사인 간, 감사인과 기업 간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본부장은 “EY한영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회계법인 중 한 곳”이라며 “연 20% 이상 매출 성장은 서로 포용하고 협력하는 기업문화 속에서 경력직과 기존 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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