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자동차 및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이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 안건(배당 및 사외이사 선임)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기업지배구조원까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고배당 요구’에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2대 주주(지분율 8.7%)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자문을 맡고 있는 기업지배구조원도 회사 측을 공식 지지하면서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업지배구조원은 13일 의결권 자문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우선 엘리엇이 제안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배당안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보통주 주당 2만1976원, 현대모비스 보통주 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회사 측이 제시한 배당액(현대차 주당 3000원, 현대모비스 주당 4000원)보다 7배가량 많다. 엘리엇이 요구한 배당액은 총 7조원에 달한다. 기업지배구조원은 “회사 측이 제시한 대로 장기적 배당 전략에 따라 안정적인 추세로 지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3명)와 현대모비스(2명)가 각각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도 모두 찬성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엘리엇이) 단기적인 기업 가치 제고 방안에 관심을 둘 여지가 크다”며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장기적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글래스루이스도 이날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주총에서 회사 측 안건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배당 규모와 관련해서는 주당 4000원(보통주 기준)을 지급하겠다는 현대모비스 안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글래스루이스는 “급변하는 자동차업황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이 필수”라며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제시한 투자 전략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글래스루이스는 2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하는 건에 대해서도 회사 측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 정원을 11명으로 늘리는 것을 권고한다”며 “다만 이사회 정원을 현행 9명으로 유지할 경우 회사 측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 2명은 찬성하고 엘리엇이 내세운 후보 2명은 반대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이달 22일 주총을 앞두고 엘리엇과의 위임장 대결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업지배구조원을 비롯한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대부분이 잇달아 엘리엇의 고배당 제안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지난 1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회사 측 배당안에 찬성하라고 권고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회사 측 손을 들어줬다.
장창민/박종관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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