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를 통해 한국 국민을 비하하고 망언을 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의 한국지사가 13일 공식 사과문을 올렸다. 하지만 이날 오전에도 일본에서는 방송을 통해 망언을 계속했다. 국내 유통회사들은 클렌징오일 등 DHC 제품 판매를 잇따라 중단했다.
DHC코리아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에서 방송된 ‘DHC 텔레비전’의 내용을 전혀 공유받지 못했고 출연진의 발언에 한국지사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갑작스러운 상황에 깊게 생각하지 못하고 대처한 점을 사과드린다”는 내용을 올렸다. DHC코리아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댓글을 차단해 논란을 일으켰다.
DHC코리아는 전날 한국에서 사과문을 올리겠다고 예고했지만 일본에서는 이날 오전에도 DHC 텔레비전을 통한 ‘혐한 발언’이 이어졌다. 극우 여성 저널리스트인 사쿠라이 요시코가 출연해 “(DHC 텔레비전 방송 화면을 사용하면서) 내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왜 했느냐”며 “그대로 놔둬도 괜찮다”고 했다. 혐한 발언을 사과하기는커녕 불매운동에 대해 “하는 짓이 어린이같다”며 조롱했다.
DHC 자회사인 DHC 텔레비전은 지난 10일 혐한 패널들이 출연해 한국 비하 발언을 했다. 패널들은 “한국이 1951년부터 독도를 멋대로 자기네 것으로 해버렸다” “한국은 원래 금방 식는 나라”라고 말했다.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재일동포에 대해 “하찮은 것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막말도 했다.
올리브영 등 국내 헬스&뷰티(H&B) 스토어들은 매장에서 DHC 제품을 빼거나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위치를 바꿨다. 13일엔 롯데닷컴과 SSG닷컴 등 온라인몰에서도 DHC 제품이 빠졌다.
DHC코리아가 공식 사과문을 올렸지만 소비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과문에서 김무전 DHC코리아 대표가 “해당 방송 내용은 DHC코리아와 무관하게 본사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채널로, 우리는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공유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변명하기 급급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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