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수주 11% 성장… "트럼프 리스크·중동 의존 등 과제"

입력: 2025- 01- 10- 오전 01:25
© Reuters.  해외건설 수주 11% 성장… "트럼프 리스크·중동 의존 등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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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기업의 지난해 해외 수주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을 뚫고 전년대비 성장했지만 목표치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올해는 대외 악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전망돼 수주 전략 다변화 등 해결 과제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중동이 끌고 유럽이 밀고… 3년 연속 해외수주 반등

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기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공 등 대외 경제적 불확실성을 뚫고 371억1000만달러(약 54조396억원)의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당초 목표치인 400억달러(약 58조2280억원)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전년(333억1000만달러) 대비 11.4% 성장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수주는 ▲2020년 351억3000만달러(약 51조1458억원) ▲2021년 306억달러(약 44조5505억원)로 감소한 이후 ▲2022년 310억달러(약 45조1391억원) ▲2023년 333억1000만달러(약 48조4881억원) ▲2024년 371억1000만달러로 3년 연속 반등했다. 이는 2015년 461억달러(약 67조1262억원)를 기록한 이후 최대 수주금액이다.

전통 수주 텃밭인 중동은 184억9000만달러(약 26조9270억원·49.8%)를 기록하며 전체 수주 실적의 성장을 이끌었다. 이어 ▲아시아 71억1000만달러(약 10조3514억원·19.2%) ▲유럽 50억5000만달러(약 7조3523억원·13.6%) ▲북미 46억9000만달러(약 6조8282억원·12.6%) 순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기 불황을 뚫고 371억1000만달러의 해외건설 수주를 따낸 국내 건설기업은 해외진출 59년 만에 누계 1조9억달러(약 1456조5097억원)의 수주 실적도 쌓았다.

트럼프 리스크 새로운 변수로 등장

국내 건설기업이 불황을 딛고 양적·질적 성장을 거듭했지만 올해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건설업계는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지난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공사비 폭등을 겪으면서 수익이 감소한 건설업체들에 트럼프 리스크는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트럼프의 교역 축소 기조에 따라 건설업체들의 해외 사업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기 집권 시절에도 글로벌 경제의 판도를 뒤흔들었다. 새로 출범하는 트럼프 2개 행정부는 '다시 위대한 미국 만들기'(Make America Great Again) 슬로건을 내세워 외교·안보·경제·통상 각 분야에서 강경 행보를 예고했다.

치솟는 원/달러 환율도 건설업계에는 악재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50원대를 오르내리며 고공행진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철근·모래 등 건설 원자재 수입 비용이 뛰고 공사비 상승으로 직결된다. 건설업체의 수익 감소는 물론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전통의 수주 텉밭인 중동에 편중된 매출을 다변화하는 전략도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해외수주 지역은 중동이 184억9000만달러(약 26조9270억원·49.8%)로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아시아 71억1000만달러(약 10조3514억원·19.2%) 유럽 50억5000만달러(약 7조3523억원·13.6%) 북미 46억9000만달러(약 6조8282억원·12.6%) 순이다.

중동 수주금액은 전년(114억3000만달러) 대비 61.7%, 유럽은 전년(21억달러) 대비 139.7% 뛴 반면 북미는 103억1000만달러에서 54.5%, 아프리카는 112억1000만달러에서 79.3% 급감했다.

비율로 따져본 매출 비중도 뷸균형이 심하다. 중동은 전년 34.3%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50%에 육박한 49.8%까지 비율이 치솟았다. 유럽도 6.3%→ 13.6%로 비중이 커졌지만 아시아(20.4%→ 19.2%) 북미(31.0%→ 12.6%) 중남미(4.4%→ 4.1%) 아프리카(3.6%→ 0.7%) 등은 매출 비중이 뒷걸음질쳤다.

경기 불황 장기화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혼재된 상황에 건설기업들의 중장기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 공사비 상승, 국제 정세 불안으로 신규 수주도 줄어 일부 현장에서는 현지 정부의 발주 사업이 취소되거나 계약해지 통보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한만희 해외건설협회장은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부·금융기관·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세부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수주 플랫폼 역할을 강화해 원전·SMR(소형모듈원전) 사업 등 핵심 프로젝트에 참여가 확대되도록 지원하겠다"며 "공사비와 보상비 인상 등과 같은 현장 애로사항 해결을 위한 외교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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