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수출 자료사진.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이유진 기자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길어지는 내수 부진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췄다.
KDI는 12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이는 5월 8월 0.1%p 소폭 하향 이후 3개월 만에 0.3%p 대폭 낮춰 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성장률을 조정한 것은 내수 회복이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금리인하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좀 늦어졌고, 금리 인하의 부정적 영향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년 성장률은 8월 전망보다 0.1%p 낮은 2.0%로 전망했다. 이는 금융연구원과는 같지만, IMF·ADB보다는 0.2%p는 낮은 수준이다.
KDI 측은 내수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로 올해보다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렇지만 정 실장은 “생각했던 거보다 관세 인상이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된다면 수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더 커져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내년 경제전망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에 따라 올해보다 높은 1.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도 금리 인하와 반도체 경기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보다 높은 2.1%의 증가율을 기록하지만, 건설투자는 누적된 건설 수주 감소로 올해에 이어 0.7%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수 부진에 따라 수요 압력도 낮고,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안정 목표인 2.0%를 하회한 1.6%로 전망했다. 근원물가도 올해보다 낮은 1.5%로 내다봤다.
정 실장은 이를 두고 “내수회복세가 지연되면서 물가 목표와 괴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금리를 더 인하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안정은 정책을 통해서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KDI는 통상 여건 관련 불확실성의 확대로 글로벌 투자가 부진해짐에 따라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는 2.1%로 관측했다.
KDI는 “국제 통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하방 위험이 존재한다”며 “미국 통상 정책의 급격한 전환으로 세계 교역이 위축되면 우리나라 수출에도 작지 않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지난 트럼프 1기 정부의 과정을 봤을때 시차가 있을 것”이라며 “2026년부터 관세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