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 - ▲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손님이 국산 고랭지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소매판매 수준이 이번 상반기에도 이전보다 둔화되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최근 소매판매 현황과 시사점’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경상지수)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상지수 증가율은 상반기 기준 지난 2021년 8.1%, 2022년 7.1%를 기록했지만 물가 상승이 이어지자 지난해 2.2%에 이어 올해까지 연달아 상승폭이 감소했다.
특히 소매판매의 실질적 수준의 파악이 가능한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올해 상반기 –2.4%로 카드 대란이 있었던 지난 2003년(-2.4%)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실질 소비의 양이 이전보다 줄었음을 뜻한다.
품목별 소매판매로는 기타내구재(전기용품, 난방기기 등)가 10.3%, 가구 8.7%, 의약품 5.1% 올라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음식료품, 서적·문구, 신발·가방 등도 오름세를 띠었다.
반면 승용차(-8.1%), 오락·취미·경기용품(-5.3%), 침구류 등 기타준내구재(-3.6%), 가전제품(-1.9%) 등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9년 상반기 대비 5년간의 누적 증가율 기준으로는 담배·신문 등의 기타비내구재가 45.2%로 가장 높았으며 의약품 42.4%, 승용차 31.4% 등이 많이 올랐다. 화장품의 경우, -9.5%를 기록하며 5년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업태별에 있어서는 면세점의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이 13.6%로 가장 컸다. 이어 무점포소매가 7.7%, 대형마트가 5.2%의 증가율을 보였으나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4.2%), 전문소매점(-3.1%), 슈퍼마켓 및 잡화점(-1.9%)은 같은 기간 감소세를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대비 업태별 소매판매액지수 누적 증가율은 무점포소매가 67.9%로 크게 뛰었으며 백화점이 35.3%, 승용차 및 연료소매점이 30.0%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면세점인 증가세를 보였던 전년과의 비교와는 달리 5년 전과 비교 시 3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용 경총 경제분석팀장은 “최근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과 달리 소비 같은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우리 경제 회복을 제약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내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지원책들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장기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된 기준금리의 인하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연속 국내 경제의 내수 부진 진단을 내렸다.
KDI는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 10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으나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경기 개선이 제약되는 모습”이라며 “고금리 기조로 소매판매의 감소세가 지속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행지수의 부진이 완화되고는 있다”면서도 “2023년 이후 누적된 건설수주 감소가 시차를 두고 파급되며 당분간 건설투자의 위축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