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2월23일 (로이터) - 환율이 또 올라 1200원 위에서 마감됐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2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 3월10일(당시 종가 1203.50원) 이후 처음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3.90원 오른 1203원에 마감됐다. 이로써 환율은 8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다.
어제 1200원 위로 잠시 올랐다가 당국의 매도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 영향에 1200원 아래에서 마감됐던 환율은 간밤 역외 거래에서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고 이날 서울 거래에서도 개장과 함께 1200원대로 올라선 뒤 장중 1200원 위에 머물렀다.
일중 거래범위는 1201-1205.50원이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유로/달러 등 주요 환율들이 보합권에 머문 가운데 아시아 통화들의 약세가 이어지며 달러/원 환율도 추가 상승에 나섰다.
환율은 그러나 개장 직후 일중 고점을 기록한 뒤로는 상승세가 막히면서 제한된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거래량은 42억 달러대에 그치면서 지난 2014년 7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외환당국 경계감이 컸던 가운데 장 초반 일부 네고 물량과 차익 실현 매물이 환율 상승을 가로막았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당국이 오늘도 개입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제 제법 개입을 해주면서 시장에 물량이 채워졌다. 더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개장 초반 이후로는 거래도 별로 없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급락세를 거듭하던 FX스왑포인트는 이날 급반등했다. 역외쪽 매수세가 유입된 가운데 에셋 스왑쪽 물량 부담도 완화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한국자금중개 호가창 KMB18 기준으로 1개월물이 -45전으로 전일 대비 25전 올랐고 2개월물은 60전 오른 -50전, 3개월물은 85전이나 상승한 -55전에 최종 호가됐다. 6개월물은 70전 오르며 -200전, 1년물은 40전 오른 -670전에 각각 최종 호가됐다.
한편, 국내 주식시장에선 코스피지수가 강보합(+0.01%) 마감됐다.
▲ 높아지는 레벨, 줄어드는 거래량
환율이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마침내 1200원대로 올라섰지만 정작 서울 외환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다.
연말을 맞아 거래에 나서는 참가자들이 줄어든 가운데 거래량은 평소의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다음주도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전망인 가운데 계속해서 당국 변수와 또 월말을 맞아 수출 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얼마나 공급될지가 관건이다.
다른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만약 연초였다면 시장이 달아올랐을 텐데 아무래도 연말이다 보니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도 시큰둥한 상황"이라면서 "당국이 연말 환율을 얼마나 관리할지가 관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환율이 1200원 위까지 오르다보니 이제 결제 업체들이 급해진 모습인데 다음주엔 네고 물량이 얼마나 채워지느냐에 따라 추가 상승이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 시가 1205 고가 1205.5 저가 1201 종가 1203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40억35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2억4500만 달러
▶ 26일자 매매기준율 : 1202.9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926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임승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