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점유율’로 잡았다.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30%까지 높이고, 장기보험 시장지배력도 강화하겠다는 거다. 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더 공격적 영업에 돌입했다. 내실을 챙기는 업계와 반대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사진=삼성화재] |
그러나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 폭은 3% 이상 인상한 현대해상·DB손보 등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이다. 즉 보험료를 상대적으로 낮게 유지해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다.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상품이 모두 동일하다. 이에 가격민감도가 매우 높다. 삼성화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비싸지만 영업력이 좋고 정비소도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인지도와 서비스가 좋은 만큼 보험료가 높아도 고객확보가 용이했다.
경쟁사들이 전화판매(TM)에 주력할 때 삼성화재는 온라인판매(CM)에 주력했다. 이에 우량물건을 대거 흡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부터 자동차보험 가입 채널이 대면·TM·CM으로 모두 확대됐다. 삼성화재는 TM에 진출하지 않은 반면 경쟁사들은 CM에 진출했다. 이에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갈수록 낮아졌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점유율은 약 28.5%다. 여전히 업계 1위지만 과거 30% 이상의 점유하며 업계를 호령하던 때와는 달라진 것.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거다.
장기보험도 자동차보험과 비슷한 전략이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게 실손의료보험(표준화 상품)이다.
실손의료보험의 업계 평균 손해율은 120%대에 달한다.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20원을 지출했다는 거다.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품. 이에 금융당국도 실손의료보험 인상 요인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사상 처음으로 실손의료보험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올해 상품 개정을 하면서 평균 1.6% 가량 보험료를 낮추겠다는 거다. 그간 경쟁사에 비해 언더라이팅(인수심사)이 까다로웠고 상대적으로 보험료도 비쌌다. 이에 손해율은 103%로 업계에서 가장 낮다. 보험료를 인하해도 감당할 수 있다는 판단인 셈이다.
그러나 속뜻은 다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판매된 실손의료보험은 갱신 시점이 5년짜리도 있다. 이런 상품은 이번 갱신 시점에 5년치 보험료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된다. 보험료가 100% 이상 폭증할 수 있다. 보험료 인상에 놀란 가입자는 아예 상품 자체를 해지할 수도 있는 것.
이에 삼성화재는 실손의료보험료를 경쟁사 수준으로 낮춰 해지를 방지하겠다는 의중인 셈이다.
보험업계 고위 관계자는 “보험업계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로 규모 확대보다는 내실 강화를 다지고 있다”면서도 “삼성화재는 업계와 역행해 오히려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을 세운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최영무의 삼성화재는 사업비를 늘리고 보험료를 낮추더라도 점유율을 큰 폭으로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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