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WTI는 9.1%, 브렌트유는 8.3% 급등
* 2주간의 랠리로 거의 배럴당 10달러, 또는 20% 상승
* 분석가들, 美 원유 시추공 수 증가로 공급과잉 우려..."랠리 정당성 없어"
뉴욕, 8월22일 (로이터) - 미 서부텍사스산 경질유(WTI)가 19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7거래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런던시장의 브렌트유도 변동성 장세를 펼친 끝에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초반 8주래 고점을 찍은 뒤 최대 1% 반락했지만 후장 들어 매수세가 살아나며 낙폭의 대부분을 만회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9월물은 30센트, 0.26% 오른 배럴당 48.5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폭은 47.93달러~48.75달러. 일중 고점은 지난달 5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 대륙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1센트, 0.02% 내린 배럴당 50.88달러에 마감됐다. 거래폭은 50.32달러~51.22달러였으며 일중 고점은 6월22일 이후 최고치였다.
10월물 기준 WTI에 대한 브렌트유 프리미엄은 1.77달러로 장을 끝내 전일 종가 2.00달러에서 축소됐다.
주간 기준으로는 WTI가 9.1%, 브렌트유는 8.3% 큰 폭으로 오르며 3주째 상승 가도를 달렸다. 브렌트유의 경우 이는 4월 이후 최장기간의 상승세다.
국제 유가가 올해 가장 강력한 랠리를 펼친 뒤 이날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섰고, 분석가들은 이같은 거래 흐름의 배경에는 취약한 펀더멘털이 있다고 풀이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주요 회원국들이 러시아 등 비회원국들과 내달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동을 갖고 산유량 동결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유가는 지난 2주간 거의 배럴당 10달러, 또는 약 25%의 상승 랠리를 펼쳐왔다.
기술적으로도 불과 이달 초만 해도 약세장(Bear market)에 빠져있었지만, 랠리로 인해 8월 중순쯤에는 다시 강세장(Bull market) 영역에 진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내달 회동에서 산유량 규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최근의 랠리가 과도하다고 경고했다. 지난 4월에도 산유량 동결 논의가 있었지만 이해관계가 달라 무산된 적이 있고, OPEC 회원국인 나이지리아 등 많은 산유국들은 이번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모건스탠리는 투자 노트에서 "최근 유가가 반등한 주요 원인은 펀더멘털 개선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는 취약하며 휘발유 수요 증가세는 둔화됐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중국의 원유 수입도 속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국가들에서 깜짝 놀랄 수준으로 공급이 상방향을 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터부시 앤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이번 달에 기록한 약 배럴당 9달러의 상승폭을 내달 고스란히 토해낼 수도 있다고 본다"며 "원유 시추공 수가 증가하면서 미국의 생산 전망이 원유 시장에 보다 비관적인 톤을 더할 것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베이커휴즈가 공개한 데이터에서 미국의 주간 원유 시추공 수는 10개 늘어난 406개로 집계되며 8주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투자자들 대부분이 예상했던 결과였던 만큼 시장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한편 전일 공개된 데이터를 통해 이라크 국영 노스 오일 컴퍼니(North Oil Company)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터키로 향하는 쿠디시 송유관을 통해 일일 7만배럴(bpd) 규모의 원유 생산 재개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주부터 산유량은 2배로 늘어날 계획이다.
리비아의 국영석유회사(NOC) 또한 지난해 11월 이후 폐쇄 상태였던 동부 쥬에이티나항에서 유조선에 원유를 싣기 시작했다.
이날 달러지수 .DXY 는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약 0.3% 상승하며 유가에 추가 부담을 안겼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에서 달러로 가격이 표기되는 원유의 매력이 떨어지게 된다.
(편집 손효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