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봄 이탈리아 밀라노디자인위크를 방문했을 때다. 운 좋게 북쪽 코모호수까지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가는 길에 들른 한 공간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 이탈리아의 친환경 원목가구 브랜드 리바1920이 세운 ‘리바센터(Riva Center)’였다. 건물 전체가 낙엽송 목재로 덮여 있고, 1층에는 쇼룸이, 2층에는 4000여 종의 희귀하며 아름다운 목재를 모은 박물관이 자리잡은 멋진 공간이었다. 기존에 익숙하게 보던 나무 가구와 차원이 다른, 독특하고 색다른 가구들이 무척 신선하게 다가왔다.
리바1920은 니노 로마로와 그의 가족이 1920년 브리안차의 중심지 칸투에서 원목 가구 공방으로 시작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창립자의 사위인 마리오 리바가 공방을 이어받았고, 1970년부터 현재 대표인 마우리치오 리바와 다비드 리바가 할아버지, 아버지의 길을 따르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가구 공법을 강조하는 리바1920의 철학은 ‘원목은 살아 숨 쉬는 자연물이다’란 문장으로 대표된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나뭇결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 자연이 만든 목재의 상처와 특이점도 온전히 보존하며 나무 고유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존중하는 가구를 만든다. 공인받은 숲에서 벌목하고, 목재를 재활용하며, 공정에 필요한 부가적인 재료 선택까지 매우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한다. 도장과 코팅 과정을 최소화하고, 천연접착제와 식물성 오일만을 사용하며, 제품을 연결할 때도 전통적인 방식을 이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철학을 지켜오고 있다.
체리목, 참나무, 단풍나무, 호두나무, 느릅나무로 만드는 기본 가구 외에도 특별한 목재를 재활용한 컬렉션은 리바1920에서만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목재는 뉴질랜드 북섬 땅 밑에 묻혀 있던 카우리, 이탈리아 베네치아 바다의 나무 기둥 푯대인 브리콜레, 레바논의 삼나무다. 공식적으로는 가구에 사용하기 어려워 폐기해야 할 목재를 유명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제작한다. 특히 카우리 나무는 홍수나 지진 등에 의해 부러져 짧게는 7000년, 길게는 5만 년 동안 습지에 묻혀 있던 것이지만, 크게 부패되거나 화석화되지 않아 마치 현재 살아 있는 목재를 방금 자른 듯한 느낌을 준다.
자연과 인간, 실용과 미학의 공존을 희소성 있는 가구로 보여주는 리바1920의 제품은 이탈리아 명품 가구 편집숍 에이스 에비뉴에서 만날 수 있다. 전 제품의 가격을 유로화로 표기해 이탈리아 현지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구선숙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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