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P2P(개인 간) 대출 플랫폼인 테라펀딩의 양태영 대표(사진)는 25일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손쉽게 ‘대출하지 않는 쪽’을 택하기보다 건설·금융 전문인력을 활용해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자자 보호를 위해 별도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예금보험’과 비슷한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2014년 설립된 테라펀딩은 누적 대출금(7400억원) 기준 국내 1위 P2P금융 플랫폼이다.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전문이다. 투자자에게 약속하는 금리는 연 8~12%가량이다. 테라펀딩은 빌라, 연립 주택 대출이 전문이다. 최근 리스크가 다소 낮은 역세권 근린생활시설, 타운하우스 등의 대출도 주선하고 있다.
테라펀딩은 차주인 시행사, 건설업체에 바로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실제 공사를 진행하는 하도급 업체, 건설자재업체에 자금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한다. 양 대표는 “지난 5월까지 6517억원 규모의 PF대출 중 연체율은 5.7%에 그쳤고, 현재까지 원금 손실을 본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건물이 완공되면 건설업자는 지역 상호금융에서 시세에 따른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환자금으로 테라펀딩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받는다.
P2P 대출의 연체율 증가에 대해 양 대표는 “위험도가 있다는 점을 고객에게 알리고 있지만, 고객은 한 번이라도 손실을 보면 바로 P2P에서 이탈하는 게 현실”이라며 “리스크관리 역량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했다.
양 대표는 “관련 규제 내에서 개별 대출채권을 집합화(pooling)한 뒤 상환 우선순위가 높은 채권을 개인 고객에게 팔고, 중·후순위 채권은 기관투자가에 넘기거나 회사가 직접 보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라펀딩은 작년 1월 우리은행,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총 1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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