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월18일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당시 러시아와 결탁했을 가능성을 둘러싸고 최대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17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은 미국 세제 개혁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보류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성장 공약을 전제로 한 투자전략을 재고했다.
작년 11월 이후 '트럼프 거래' 추세를 따랐던 주식, 채권, 달러에 이르는 다양한 자산의 트레이더들은 거래를 자제하거나 포지션을 정리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여파에 그의 개혁 어젠다에 대한 전망이 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코미 전 국장의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주장에 트럼프 대통령의 미래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늘어났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개입 의혹에 대해 심층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미국 증시에서는 작년 대선 이후 최대 매도세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 성장과 인플레를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쌓아왔던 포지션을 청산했다.
자산운용사 거버가와사키의 로스 거버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거래가 오늘(17일)로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5일 간 위험 자산을 매도해왔으며 위험 자산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유지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거래에 대한) 균열을 내내 봐왔지만, 오늘 처음으로 기관 매도세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몇 주 동안 "트럼프 거래" 일부에 대해 되돌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인플레 위험과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한 베팅이 가장 크게 두드러졌던 채권과 외환 시장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났다.
밀레니엄 글로벌투자의 리차드 벤슨 매니징 디렉터는 "이것이 투자자들을 위한 기회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통화에 대해 달러에 숏을 취해왔고 "지금 기회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향후 5년 간 인플레 수준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 중 하나가 작년 11월말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대선 이후 5% 넘게 급등한 바 있는 달러는 대선일 수준으로 돌아왔다.
가장 큰 고통을 겪은 곳은 주식 시장이었다. 대선 이후 지난 주말까지 S&P 500 주가지수는 12%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S&P 500은 8개월래 최대 일일 낙폭인 1.7% 하락했다.
위든앤코 증권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기관들이 '미국을 떠날 때'라고 말한 것이라고 볼 순 없지만, 다양한 이유로 관망세를 취할 시점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계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한 우려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감세안 시행에 더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자산 운용사 이튼 밴스의 에드워드 퍼킨 최고 증시 투자책임자는 "대선 직후 우리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향후 세율이 줄어들 것을 모델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며칠 동안 나는 세율이 앞으로도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가정하는 것을 고려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대해 점점 더 비관적으로 변해갔다. 톰슨 로이터 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미국 소재 증시 펀드에서 총 112억달러를 빼낸 반면 유럽에 투자하는 미국 소재 증시 펀드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란덴버그 탈만 자산운용의 필 블란카토 CEO는 "미국 증시 베팅을 헤지하기 위해 해외 증시 비중을 높이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돼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대통령이 된다면 반드시 시장에 악재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 원문기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