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들의 ‘베트남 사랑’이 뜨겁다. 올해 거의 모든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지는 가운데 베트남 펀드에만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작년 내내 부진했던 베트남 VN30지수가 반등하면서 수익률도 회복하고 있다.
8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베트남 펀드에는 909억원(5일 기준)이 순유입됐다. 해외펀드 중 올해 자금이 순유입된 펀드는 총 20개 지역 중 베트남뿐이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펀드에서는 2999억원이 순유출됐다.
베트남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2조856억원까지 불어나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다. 미국(1조4683억원)을 제치고 중국(8조9814억원) 다음으로 규모가 큰 해외 펀드가 됐다.
수익률도 반등하고 있다. 국내에 설정된 16개 베트남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8.13%로 집계됐다. 작년에 베트남 펀드는 평균 12.08% 손실을 입었지만, 올 들어 손실분을 대부분 만회했다.
개별 펀드로 보면 ‘미래에셋베트남’이 10.89%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유리베트남알파(10.89%), 유리베트남알파(10.31%),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9.35)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900선 아래를 밑돌던 베트남 VN30지수는 올 들어 5.65%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증시 활성화 정책이 현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베트남증권위원회(SSC)는 증권법 개정과 주식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국인들의 주식 소유 한도를 폐지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베트남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도 튼튼하다.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은 6.79%로 발표 전 전망치(6.60%)를 웃돌았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증시 활성화 방안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VN30지수가 116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향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올해 베트남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5조2000만동(약 2560억원) 규모다. 그중 3분의 1 이상이 한국에서 유입됐다. 송상종 피데스자산운용 대표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 기업과 금융업체가 증가하면서 펀드 투자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베트남인들의 근면함과 높은 교육열을 직접 본 뒤 믿음을 갖고 장기투자하는 자산가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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