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최근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적자생존'이다. 이른바 '장사 잘하는 업체만 남을 것'이란 위기감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올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더라도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이 와중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계는 편의점이다. 지난해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과 출점 규제로 인해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다. 올 상반기 오프라인 업체 가운데서 가장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반색하고 있다. 오프라인 업체 중에서도 맏형 격인 대형마트는 올 2분기 수백억대 '적자'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체면을 구겼다. 반면 편의점은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드리운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CU 편의점 전경.[사진=BGF리테일] |
2위인 GS25는 올 상반기 매출이 3조31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3%나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매출 1조9397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8%, 15.3% 증가했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는 매출 62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신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영업 손실이 220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157억원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올해 2분기로만 따져 봐도 편의점업체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 GS25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고, 영업이익은 33.1% 증가했다. CU도 매출액이 2.6%, 영업이익은 8.2% 늘었고, 세븐일레븐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8%, 15.6% 증가했다.
이마트24는 2분기 매출이 3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늘었다. 영업 손실 규모도 2017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리브랜딩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낮은 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93억원의 적자가 났었다. 2분기 들어 30억원 가까이 적자 폭을 줄인 것이다.
◆ 빅3 오프라인 채널 매출서 마트 백화점 누른 편의점
[사진=GS25] |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18.6%,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3사는 17.2%로 뒤를 이었다. 유통업계의 판도가 미세하게 바뀌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는 편의점 업체들이 내수 침체·신규 출점제한·최저임금 인상 등 갖은 악재 속에서도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수익성 개선에 심혈을 기울여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출점 경쟁을 통한 외형 성장에 매몰되기보다,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인 게 주효했다. 개별 점포의 매출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 통한 것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전반적으로 편의점 실적이 좋았다"며, "가맹점 수요가 예년 같지 않은 만큼 신규 출점에 집중하기보다는 마진율이 높은 식품 카테고리 개발 등 상품을 다양화 했다. 이를 통해 상품 이익률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GS25는 올해 상반기 즉석식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6%, 신선식품 매출액은 8.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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