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2월16일 (로이터) - 미국 연준 정책위원들의 금리전망을 점으로 찍어 표시한 '점도표'가 금융시장의 금리전망과 점점 더 동떨어지면서 시장에 과도하게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내 연준의 신뢰도가 훼손될 위험이 있다.
글로벌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금융 시장이 동요했지만 연준은 2016년에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몇 차례 인상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하지만 이코노미스들이 이를 가늠할 수 있는 도구는 하나뿐이다. '점도표'로 알려져 있는 연준의 분기별 '경제 전망 서머리' 차트가 그것이다.
자넷 옐렌 연준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는 지난주 미국 경제 건전성을 가리키며 금리인상 카드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옐렌 의장과 더들리 총재는 직접적으로 '점도표'를 언급하지 않았다. 점도표는 올해 4차례 금리인상을 그리고 있으나, 시장은 올해 한 차례 인상 가능성도 1/3정도로 보고 있다.
오리건 대학교의 팀 듀이 경제학 교수는 "문제는 점도표가 계속해서 들어맞지 않는다는 것과 정책위원들의 전망이 얼마나 크게 빗나가고 있는지를 연준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 정책위원들은 4년 전 점도표를 처음 공개하지 시작한 이후 점도표 전망을 조금씩 낮춰야만 했다. 4년 전만 해도 연준은 정책위원들 개개인의 전망을 공개하면 시장이 연준의 방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의 제로금리 약속을 확인시키는 유용한 도구였다고 말한다.
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는 이제 그 쓸모를 다한 것 같고 연준 정책위원들이 지표에 의존하기 보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 점도표의 한계
미국 연준은 점도표를 폐지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지난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기자들에게 점도표가 미국 연준 정책 도구의 중심에 위치한다며 점도표는 경제상황이 악화될 때 정책입안자들이 '금리 경로를 하향 수정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익명으로 쓰여진 점도표의 문제는 연준 다수 의견에 대해 분명한 그림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익명이기 때문에 이코노미스트들은 어떤 점이 옐렌의 전망인지 추측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비판가들의 설명이다.
IMF 역시 비판적이다. IMF를 비롯한 이들은 연준이 ECB처럼 실무진 전망을 발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애널리스트들이나 대중이 경제나 금리에 대한 연준의 생각에 대해 보다 뚜렷한 시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도 이와 비슷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는 데에는 연준 정책위원들이 중시하는 지표들이 서로 다르고, 금리에 대한 의견도 다르며, 워싱턴 본부와 12개 지역 연은마다 서로 다른 예측 모델과 경제 분석에 의존하고 있는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어왔다.
옐렌 의장 역시 점도표에 대해 일관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 2014년 3월에는 금리전망에 너무 치중하지 말 것을 당부했지만 1년 후에는 연준의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전망만큼 점도표 중간값의 중요도를 높여잡았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3월 정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점도표 전망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뱅크오브웨스트의 스콧 앤더슨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 중간값은 연내 3차례 혹은 50bp 금리인상 수준으로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렇게 수정되더라도 시장의 전망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관리하려 하는 한 점도표는 시장의 금리전망과 일치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다이안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시카고 소재 다이안 스웡크 LLC 창립자인 그는 "점도표가 시장 기대를 관리하려 하지만 결국엔 시장 기대에 부합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앤 사피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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